- 전문가 다수 시장회복에 회의적
- 조정지역 일부 해제 효과 미미
- 거래량만 숨통… 큰 변화 없을 듯

- 집값 하락 실수요자에겐 기회
- 향후 2년간 8만 세대 입주
- 내년에 가격 더 떨어질 가능성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유례없는 불황을 겪었다. 공급 물량은 많았지만 주택 거래량은 뚝 떨어졌고 미분양이 속출했다.
올해 부산지역 부동산시장 전망을 부동산 각 분야 전문가에게서 들었다. 이들은 청약 조정대상지역이 일부 해제됐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장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속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정부 지원까지 이어지는 만큼 신혼부부나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는 집을 살 수 있는 적기라고 조언했다.

■주택 거래량·가격 회복될까?

6일 한국감정원과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는 2017년 9월 11일 100.02부터 시작해 무려 68주간 연속으로 하락하면서 지난달 31일엔 95.5를 기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6년 11월 9947건이던 주택 거래량은 다음 해 11월 3514건으로 3분의 1까지 떨어졌다. 아파트 거래량은 같은 기간 6608건에서 2188건으로 줄었다. 미분양 숫자는 1110세대에서 3920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 대부분은 올해 지역 부동산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지만 당장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규제가 오랫동안 지속한 만큼 한동안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는 부동산 시장에 기대할 수 있는 호재가 거의 없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자체가 여전히 ‘규제’다. 조정대상지역이 일부 풀린 것은 약간의 숨통이 트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이어 “조정대상지역이 일부 해제된 것은 지역 부동산 시장 거래량의 하락 폭을 줄이는 정도밖에 효과가 없을 것이다. 시장을 살리려면 2년간 규제가 이어졌던 것처럼 비슷한 수준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수요자는 집 살 기회

다만 정부의 규제가 이어져 집값이 상당히 떨어진 만큼 지금이 신혼부부나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는 집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봤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주택 보유자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무주택자에게는 정책적인 지원을 늘리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내에서는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보다는 내년에 집값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동의대 강정규(부동산학) 교수는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면 올해 주택 구매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다만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니 대출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불황 속 투자 전략은?

전문가들은 실거주용이 아닌 투자를 위해서는 이제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부동산 시장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예전처럼 집을 사놓으면 무조건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단순한 기대감으로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BNK 부산은행 정두천 부동산정책팀장은 “투자한 뒤 단기간에 되팔아 이익을 얻는 자본이득보다는 월세나 전세를 받는 소득이득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특히 투자할 때 전세나 월세를 내놓으면 수익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장 최대 변수는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로는 금리 인상과 주택 과잉 공급이 거론됐다. 부산에는 올해 4만1000세대, 내년 3만9000세대가량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정부 규제가 완화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정부 규제가 심했던 만큼 올해는 8·2나 9·13부동산대책 같은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는 없을 것으로 봤다. 또 아직 조정대상지역이 모두 해제되지 않은 만큼 나머지 3곳(해운대·수영·동래구)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다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올해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에 예상되는 가장 큰 악재는 주택 과잉 공급이다. 입주 물량이 많으니 매매가격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