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대 여성CEO 박은주 대표
- “유해성 없는 제품 만들겠다”
- 2008년 간호사 관두고 창업
- 품질 좋아 지인들 지분 투자
- 非스타트업 업체 펀딩 이례적
- 매출 1억→ 50억으로 뛸 전망
50대 여성 기업인이 크라우드 펀딩(증권형)에 도전했다. 주인공은 업력 10년의 기능성 화장품 제조사인 엘큐어. 스타트업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크라우드 펀딩에 중년의 여성 기업인이 참여한 것은 독특한 사례로 꼽힌다. 스타트업 사업 특성상 기술 개발을 한 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특정 고객군을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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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큐어 박은주 대표가 올해 개발한 기능성 화장품과 여성용 생리대를 소개하고 있다. 엘큐어는 지난달 크라우드 펀딩으로 7000만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생산설비를 구축해 내년 매출 5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
제품을 알리기보다 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강점이 있는 50대 여성 기업인의 크라우드 펀딩 성공에 액셀러레이터의 시야도 넓어졌다. 크라우드 펀딩 사업에 참여한 액셀러레이터 콜즈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는 “엘큐어 사례로 다소 오래된 기업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는 계기가 됐다”며 “느리지만 진중한 스타일의 기업인의 경쟁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 매출 1억 원을 올리던 기업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시장 가치는 1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조달받은 자금으로 앞으로의 매출은 급격하게 오를 전망이다.
■엘큐어 10년, 어떤 길 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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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소재를 넣어 피부에 부작용이 없는 엘큐어의 티슈 제품. |
엘큐어 박은주(55) 대표는 20년 동안 부산대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엘큐어를 설립한 건 2008년이다. 박 대표는 “피부재생 화장품에 좋지 않은 성분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창업했다”며 “기술 개발에는 자신 있었지만, 적극적인 성격이 아닌 탓에 병원 등 지인 중심으로 영업했다”고 말했다.
엘큐어는 매년 꾸준히 1억~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품군은 치유 기능성 화장품이다. 화장품에 들어가는 조성물을 직접 개발했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초기 자본금이 없어 외주 생산을 맡겼는데, 공장과의 소통에 문제가 생겨 수천만 원의 자금을 날리기도 했다.
현재 미백주름 기능성 화장품과 아토피 치유 화장품을 병원에 납품하고 있다. 이외에도 피부 조직재생에 특화된 피부 시술용 기능성 화장품과 보습 등 20종에 가까운 제품을 개발했다. 올해에는 생존 전략으로 여성용 물티슈(3종)를 개발했다. 여성의 신체 부위별로 사용할 수 있는 물티슈로, 편백나무 성분으로 피부의 냄새를 제거하는 특성을 가졌다.
내년에는 조직 재생 기술 이전으로 한 단계 도약한다. 박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개발한 피부 조직 재생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기술적으로 한 단계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엘큐어의 제품은 국내 병원은 물론 터키와 카자흐스탄에 수출 중이다. 새로 개발한 물티슈는 러시아와 대만과 계약을 조율 중이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날개’
내년 엘큐어의 매출은 50억 원 수준으로 ‘껑충’ 뛸 전망이다. 올해 개발한 물티슈를 편의점에 납품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병원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판매망이 급격하게 넓어졌다. 1억 원의 매출이 50배 성장하는 셈이다.
엘큐어의 성장 배경에는 크라우드 펀딩이 있었다. 엘큐어의 지분을 사들인 사람은 42명에 이른다. 모인 자금은 7000만 원으로, 박 대표는 이 자금을 활용해 소재 생산 설비를 들일 수 있게 됐다. 외주를 통해 질이 낮은 제품을 만들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셈이다.
엘큐어에 지분을 투자한 사람은 대부분 박 대표의 지인이다. 박 대표의 제품을 믿는 사람들이다. 콜즈다이나믹스와 예탁결제원 직원도 투자에 동참했다. 제품의 장점을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품질에는 타협을 하지 않는 중년 여성 기업인의 경영 철학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에 20명 이상, 2000만 원 이상의 자금이 모이면 중소벤처기업부의 연구개발 자금 지원 또는 크라우드 펀딩 모집 금액의 두 배 규모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엘큐어는 내년 1억4000만 원의 신규 투자를 받는다. 이 자금은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3명인 직원 수도 늘릴 예정이다. 회계 등 경영 부문 직원은 물론, 기술개발을 전담할 전문인력도 뽑는다.
박 대표는 “임상 경험이 많아 환자 피부에 좋은 화장품을 가려내는 감각이 있다”며 “약점이었던 마케팅 부문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