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수출액 5.9% 늘었다지만
- 대기업 삼성전기 빼면 - 9.8%
- 고용·가동률도 의존도 높아
- 정부·부산시가 R&D 유도해야
- 다양한 대기업 포진 창원산단
- 협력사 관리하며 경쟁력 높여
지난 7일 오후 4시 부산 강서구 명지녹산국가산단(녹산산단).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인근 공장들은 불을 밝히는 대신 작업장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인근 공공기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전부터 공장이 일찍 문을 닫아 인기척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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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 불황이 대기업 실적 쏠림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2년 동안 중소기업이 집중된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의 가동률이 60%대에 그친 반면, 대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창원산단 가동률이 80%대에 이르고 있다. 사진은 부산 강서구 명지녹산국가산단(왼쪽 사진)과 경남 창원국가산단 전경. 전민철 기자·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 제공 |
9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자료를 보면 창원국가산단(창원산단)에서는 지난 7월 기준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업종의 생산액은 증가했으나 비금속 부문은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창원산단의 업종 분포는 녹산산단과 비슷하다. 녹산산단은 조선기자재를 중심으로 한 운송장비 기계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창원은 전기·전자를 비롯해 기계 운송장비 철강 업종에서 두드러진다. 창원산단의 기계 부문 생산액은 2조558억 원 수준으로 전년 동월보다 9.5% 감소했다.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업종이 포함된 운송장비 부문의 생산액은 지난해보다 19.1% 오른 8421억 원을 기록했다. 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창원산단은 경기를 비교적 덜 타는 방위산업체 등 다양한 산업군 대기업이 포진돼 있어 가동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며 “대기업 중심으로 산단이 운영돼 협력업체의 품질 관리까지 잘 이뤄져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쌓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녹산산단에서는 조선기자재를 포함한 운송장비와 철강 업종은 실적이 좋은 반면, 비금속과 석유화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0월 기준 업종별 생산액을 보면 운송장비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8%, 철강이 50.7% 증가했다. 지난 7월만 해도 운송장비 부문은 전년 동월보다 생산액이 14.1%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조선기자재의 실적이 회복되면서 생산액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석유화학(-7.6%)과 비금속(-31.2%)은 줄었다.
최근 녹산산단에서는 조선기자재를 중심으로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8.4%에 불과했던 이 부문의 가동률은 올 10월 들어 77.6%로 뛰어올랐으며, 고용 역시 전년 동월보다 5.4% 늘어난 290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녹산산단에서 철강 유통업을 하는 A사 대표는 “2000억 원의 실적을 매년 올리고 있지만, 최근 들어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조선과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의 부진이 철강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문제는 주력 산업이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밀집한 녹산산단은 현재 실적이 감소하는 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9월 기준 고용 인원은 전년보다 5.2% 감소한 3만1383명을 기록했다. 생산액은 전년 동월보다 0.7% 감소한 7조1528억 원을 달성했다. 전체 1500여 개사가 운영되는 가운데 8개사가 300인 이상을 고용한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대기업인 삼성전기의 실적을 빼면 녹산산단의 실적 감소는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기를 포함할 때 전년 동월보다 5.9% 상승한 수출 실적은 이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오히려 9.8% 감소한 10억8800만 달러에 그친다. 생산액 감소율은 1.9%로 더욱 커지며, 고용 인원은 지난해 9월보다 9.4% 줄어든 2만6811명 수준이다. 62.1% 수준의 가동률 역시 삼성전기를 제외하면 59.4%로 쪼그라든다.
산단공 부산본부는 현재 조성 28주년을 맞은 녹산산단 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산업별 클러스터를 만들어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관련 인프라(녹산혁신지원센터)를 조성해 연구개발 관련 기관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실적이 당장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산단공 부산본부 관계자는 “사실 중소기업에 기술 개발 등을 유도하기에는 기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시와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