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북항

- 원도심서 국내 첫 항만재개발
- 2022년까지 8조5000억 투입
- 경자구역 해외기업 유치 탄력
- 해수부 크루즈 모항 구축 나서
- 1부두 존치해 개발·보존 병행

국내 항만 재개발의 모델이 될 부산 북항과 거제 고현항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 낙후된 항만 지역을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항만재개발 사업은 해양 강국으로 도약을 위한 필수사업이다. 국내 최초 항만재개발사업인 부산 북항과 국내 민자 1호 항만재개발사업인 경남 거제 고현항의 변신이 기대되는 것도 해양 강국을 향한 첫 사업이기 때문이다. 국내 항만재개발 사업을 선도하게 될 부산 북항과 거제 고현항 재개발 현장의 진척 상황을 살펴본다.

	낡은 부두를 개발해 최첨단 상업시설과 시민을 위한 워터프런트 시설을 갖춰 글로벌 신해양산업 중심지로 거듭날 미래의 북항 모습.

■북항 글로벌 해양산업 중심

북항 재개발 사업은 부산 중구와 동구 일원의 낡은 부두 153만㎡에 국비와 민간자본 등 8조5000억 원을 들여 글로벌 신해양산업 중심지로 변모하는 사업이다. 제1 부두 일대를 포함한 북항 재개발 1단계 구간(4부두~옛 연안여객부두) 사업은 2022년 4월 준공할 예정이다.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북항 재개발 사업은 올해 초 제1 부두의 ‘피란수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놓고 주춤했다. 제1 부두는 1902년에 매립을 시작해 1912년에 준공한 지역 최초의 근대식 부두다. 한국전 당시 수많은 피란민이 배를 타고 도착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런 제1 부두가 재개발 사업에 따른 훼손과 보존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해수부는 과감히 관통 도로의 선형을 바꾸고 제1 부두를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으로 발생할 사업 지연보다는 개발과 보존 모두를 선택함으로써 준공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해수부의 의지다.

글로벌 투자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북항 재개발지역 1, 2단계가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제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2018~2027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북항 재개발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각종 조세 및 임대료·부담금 감면 등으로 해외기업 유치에 도움이 된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업하는 최초의 항만 철도 도심재생 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해수부는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 부산시와 ‘부산 북항과 부산역 일원 통합개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기본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북항 일원에 항만 철도 군사시설 이전 등 여러 사업이 복합적으로 추진돼 관계기관의 협력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수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협업 시스템을 갖추면 항만·철도·배후지역 간 상생발전 모델로도 자리 잡을 수 있다.

해수부는 북항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크루즈관광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국내 크루즈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당장 모항을 구축하기엔 무리가 있는 만큼 동북아 크루즈 지역연대에 참여해 모항 구축을 앞당기는 촉매제로 활용한다. 이에 해수부는 대만 지룽항~한국 부산항~일본 후쿠오카항을 내년부터 정기 노선화한다. 향후 중국 상하이항 등과 정기노선을 확대해 나가는 복안도 마련했다.

해수부 정성기 항만지역발전과장은 “같은 항만이지만 부산·경남지역의 특성에 맞춘 해양관광과 신해양산업 유치가 가능하도록 바꾸는 게 목적”이라며 “항만재개발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거제 고현항

- 국내 1호 민자 항만 재개발사업
- 2022년까지 택지·공원 등 조성
- 1단계 16만 ㎡ 완공 100% 분양
- 2단계 부지도 벌써 분양률 50%
- 호텔 등 건립 최적의 입지 갖춰

	해양관광 신도심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경남 거제 고현항의 재개발 이후 모습. 해수부 제공

■고현항 상업·해양문화로 변모

국내 민자 1호 항만 재개발사업인 경남 거제 고현항 재개발사업은 지난달 15일 1단계 대지를 준공했다. 시행사인 거제빅아일랜드PFV㈜가 2015년 9월 26일 첫 삽을 뜬 지 3년 만이다.

거제 고현항 재개발사업은 거제시 고현·장평동에 있는 고현항 일대 83만 3379㎡(매립 60만98㎡)에 ‘거제 빅아일랜드’ 해양관광 신도심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유휴화한 고현항 일대에 대규모 부지를 조성해 원도심에 부족한 녹지와 주거·상업·해양문화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2년까지 주거용지 상업용지 호텔·관광용지 공원녹지 접안시설, 외곽시설 등을 1~3단계로 나눠 조성한다.

이번에 완공된 1단계 면적은 16만6512㎡로 현재 1단계 대지는 100% 분양됐다. 2020년 상반기를 목표로 조성 중인 2단계 대지도 50%의 분양률을 보인다.

분양이 완료된 1단계 공동주택 용지엔 대림산업이 지하 1층 지상 34층 아파트 1073가구 규모로 진행하는 사업의 승인만 남겨 놓고 있다. 롯데자산개발도 토지를 취득한 상태다. 1단계 분양을 받은 기타 법인과 개인도 모두 토지 취득 절차를 진행 중이라 내년부터 상부 건축물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간다.

기존 도심 내 부족했던 공원과 녹지는 서울 여의도공원 면적의 절반인 11만9000㎡ 규모로 조성된다. 중앙공원 체육공원 수변공원 등으로 구성될 이곳에는 야외 전시장과 공연장이 들어선다. 8만9522㎡ 규모의 상업지구는 대형 문화공원 예술공원 산책공원으로 조성된다.

거제지역은 최근 조선업 수주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데다 수도권에서의 접근성 개선 및 관광 인프라 확충으로 해양문화관광 거점으로의 도약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고현항 재개발지역은 원도심과 연결되고 부산과 통영지역으로 이동도 편리해 호텔과 레지던스가 들어서기에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