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후폭풍이 삼성물산 감리 압박으로 옮겨붙고 있다.
금융당국의 분식회계 판단 과정에서 결정적인 삼바 내부 문건을 공개했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삼성물산 합병 과정이 몸통이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문제가 몸통”이라면서 “삼성물산의 분식회계를 확인하기 위한 금감원의 활동이 필요하고 검찰도 수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참여연대 역시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에 대한 조속한 감리 착수를 요구했다.
삼성물산 감리 주장이 거세진 것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가 2015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과 깊숙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2015년 두 회사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이뤄졌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한 주도 보유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의 회계가치가 고평가되면서 제일모직의 가치도 뛰었고, 합병 후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됐다. 참여연대 등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강화됐다고 본다.
그러나 시점상으로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2015년 5월 이사회 결의 시점에 결정된 반면 삼성바이오 회계기준 변경은 2015년 말 결산 시점에 반영됐기 때문에 관련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나 박 의원 등은 이같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합병비율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작업인 만큼 감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단 금융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은 주가를 기준으로 결정한 것이고, 합병 이후 삼성바이오의 가치 재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금융 당국 안팎에서는 삼성물산 감리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가능성은 열어두는 모양새다. 증선위 결론에 따라 삼성바이오는 2012~2015년 재무제표를 수정해야 한다. 이 경우 모회사인 삼성물산의 재무제표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수정된 금액이 많으면 감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