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만에 10억 원 늘어
- 청년실업 악화가 주 원인
부산 청년층의 ‘취업 후 학자금’ 체납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증가 폭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했다. 이 체납액이 늘었다는 것은 대학 때 빌린 학자금을 졸업 이후에도 갚지 못해 사실상 ‘빚더미’에 오른 청년층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난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12일 국세청이 운영하는 ‘국세통계연보’의 지역별 공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의 ‘취업 후 학자금’ 체납액은 2016년(8억1500만 원)보다 70.7% 급증한 13억9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증가율과 증가 폭(5억7600만 원)은 국세청이 해당 통계를 전국 17개 시·도별로 나눠 집계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부산의 건당 체납액 규모도 지난해(112만7000원) 처음으로 100만 원을 넘었다. 취업 후 학자금 제도는 재학 기간에 빌린 학자금을 취업 후 갚는 것이다.
부산의 ‘취업 후 학자금’ 체납액은 2014년만 해도 3억8700만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5년 6억1300만 원에서 2016년 8억 원대로 늘더니 지난해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했다. 증가 폭도 2014년에는 전년보다 6200만 원 감소했으나 2015년 2억2600만 원, 2016년 2억200만 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5억 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부산의 체납액 순위는 2014년 경기 서울 인천에 이어 4위를 기록했으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을 제치고 3년 연속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인천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부산의 체납액이 (인천보다) 많다는 것은 그만큼 부산의 청년 실업 문제가 상대적으로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인천의 ‘취업 후 학자금’ 체납액은 11억700만 원으로 부산보다 3억 원 가까이 적었다.
취업 후 학자금은 일자리를 구한 뒤 일정 기준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그 소득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상환해야 한다. 따라서 해당 체납액의 증가는 대학 졸업 이후에도 취직을 못 한 청년층이 늘었음을 뜻한다. 부산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못하면 일정 기간 상환이 유예되지만 마냥 유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체납액이 급증했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실업률 자료를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취업 후 학자금’ 체납액이 급증한 지난해(4분기 기준) 부산의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1%로 2016년 4분기(7.8%)보다 2.3%포인트나 상승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고용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체납액 증가세는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취업 후 학자금 의무 상환 대상액 1793억9000만 원의 8.1%인 145억3000만 원은 상환되지 못했다. 이 비율은 2016년(7.3%)보다 0.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미상환율이 전년보다 상승한 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