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한국경제연구원)

롯데쇼핑과 신세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 대기업의 경쟁력이 미국 일본 중국의 주요 유통기업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국내 대규모 점포에 대해 규제 강화가 이뤄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 유통 3사의 경쟁력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분석 대상은 한국의 경우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 미국은 월마트·아마존·코스트코, 일본은 이온·세븐&I홀딩스, 패스티리테일, 중국은 JD닷컴·쑤닝·알리바바다.

분석 결과 미국 일본 중국 유통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증가한 반면 한국 기업은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유통 빅 3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중국은 34.7%로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도 각각 7.5%와 5.5%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반면 한국은 -0.9%로 비교 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그 결과 중국 유통 3사의 매출액은 2012년 1595억 위안에서 지난해 7078억 위안으로 4.4배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본도 9조6000억 엔에서 13조8000억 엔으로 1.4배, 미국은 6067억 달러에서 7928억 달러로 1.3배 성장했다. 하지만 한국의 유통 3사 매출액은 41조5000억 원에서 39조8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도 격차가 확연했다. 중국 유통 대기업의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47.5%로 ‘퀀텀점프’ 수준의 수익성을 보였고, 일본과 미국은 각각 3.6%와 0.3%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8.6%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한경연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 유통점에 대한 진입·영업 규제가 없다. 중국은 오히려 2015년 ‘인터넷플러스’ 정책(ICT와 전통 산업의 융합) 수립 이후 유통의 전자상거래화를 유도하는 등 유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1997년 미국이 일본 정부의 유통 규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을 계기로 2000년 ‘대점입지법’을 제정하며 영업·진입 규제를 사실상 폐지했다.

이와 달리 한국은 2012년 이후 대규모 점포에 대한 영업·진입규제가 강화됐고, 최근에는 복합쇼핑몰 영업 규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통합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한경연 유환익 상무는 “일자리 창출의 보고인 유통산업이 규제가 아닌 성장과 육성의 대상임을 인식하고, 국내 유통기업들이 글로벌 유통기업들과 경쟁하도록 제도적 지원에 적극 나설 때”라고 주장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