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가계부채가 있고, 가계부채 보유자 1인당 부채 규모는 8000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나이스(NICE)평가정보로부터 제출받은 ‘담보건수별 주택담보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 6월말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37%인 1903만명이 가계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부채 총액은 1531조 원, 1인당 평균 부채는 8043만 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채무자는 34만명, 부채총액은 77조 원(5.3%), 1인당 부채는 260만 원(3.3%) 증가했다.

가계부채 보유자 중 631만명(33.2%)은 자신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이들의 주담대 총액은 전체 가계부채의 63.9%인 978조 원이었다.

주담대 보유자의 1인당 부채는 1억5486만 원으로 전체 가계부채 평균의 두 배에 달했다. 주담대가 없는 나머지 1272만명의 1인당 부채는 4348만 원에 그쳤다.

주담대를 받은 631만명 중 담보가 2건 이상인 다주택자는 130만명(20.5%)였고, 담보가 1건인 1주택자는 502만명(79.5%)이었다. 빚을 내 주택을 산 5명 중 1명은 다주택자인 셈이다. 다주택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3만 명이 줄었고, 다주택자의 부채총액은 288조 원으로 1년 사이 8조 원(2.7%) 줄었다.

반면 1주택자와 다중채무자의 부채는 늘었다. 주택 한 채를 담보로 대출 한건만 있고 담보로 잡힌 주택만 보유하고 있다고 전제하면 주택담보대출 보유자 631만명 중 502만명(79.5%)은 1주택자이다. 1주택자는 1년 전에 비해 8만3000명 늘었다. 1주택자의 부채총액은 689조 원, 1인당 부채는 1억3742만 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8조 원(5.8%), 557만 원(4.2%) 증가했다.

1주택자의 가계대출 증가는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과 다주택자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빚내서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가 늘고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곁들여진 결과로 보인다.

주담대를 받은 이들 4명 중 1명(23.2%)에 해당하는 146만명은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 대출 등을 동시에 보유한 다중채무자였다. 다중채무자는 1년 사이 1주택자에서 9만명, 다주택자에서 5000명이 늘어 6.9% 증가했다. 이들의 부채총액은 336조 원으로 1년 전보다 22조 원(6.9%) 증가했다.

김병욱 의원은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을 위한 금융지원은 필요하겠지만 투기수요가 반영된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도한 대출은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다중채무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유동성이 악화하지 않도록 입체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자료는 사채를 제외한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모든 금융권의 개인명의 가계대출 현황을 담고 있는 최초의 전수조사 결과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