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부채는 고신용·고소득자,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 위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9일 조사통계월보에 게재한 ‘가계부채 DB의 이해와 활용’ 보고서를 보면 주택담보대출의 분할상환 비중이 높아지고, 만기가 장기화되는 등 대출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분할상환 대출 비중은 2012년 1분기 66%에서 올해 1분기 82%로 상승했다. 약정만기가 30년 이상인 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33%에서 59%로 크게 높아졌다.

대출자 연령대도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 비중이 높았고, 고신용·고소득자 위주로 대출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연령대별 가계대출 비중(금액 기준)은 40대가 30%로 가장 많고, 50대(28%), 30대(21%), 60대 이상(17%), 20대(4%) 순으로, 30~50대 비중이 79%에 달했다. 이는 2003~2015년 사이 대출증가액의 59%가 50~80대에서 이뤄진 미국의 ‘가계부채 고령화 현상’과 대비된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신용등급별 대출자 비중을 보면 2012년 1분기 39%였던 고신용자(1~3등급) 대출 비중은 올해 1분기 57%로 뛰었다. 중신용자와 저신용자 비중은 각각 30%, 14%였다.

한은은 “2012~2017년 사이 주택담보대출 변화를 신규, 증액, 상환, 감소로 구분해 보면 대출증가의 81.6%(257조원)가 고신용자에 의한 것이었고, 이 기간에 저신용자 대출은 신규 및 증액보다 상환 및 감소 금액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중신용자 대출은 27.6%(87조원) 증가했고, 저신용자 대출은 9.1%(29조원) 감소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이 급증한 시기에 대출이 대부분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증가했다”며 “미국은 금융위기 전 모기지대출 상당 부분이 저신용자 대출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대출자의 소득구간별 분포는 연간소득이 5000만 원 이상~8000만 원 미만 비중이 2012년 1분기 26%에서 올해 1분기 30%로 상승했다. 반면에 2000만 원 이상~5000만 원 미만 비중은 같은 기간 61%에서 54%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소득 2000만 원 미만 차주 비중은 7%였다.

가계부채 연체율은 하향 안정 추세다. 2010년 말 3%대였던 연체율도 올해 1분기 말에는 1.37%로 크게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최근 가계부채에 대한 미시분석을 강화하기 위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소비자 신용패널을 벤치마크해 가계부채DB를 구축했다.

우리나라 전체 신용활동인구의 약 2.4%에 해당하는 표본인구(100만명 가량)의 개인별 신용정보를 신용조회회사로부터 분기별로 수집해 통계적으로 활용 가능한 형태로 축적한 패널 DB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