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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 공장시설 40% 놀려…느는 건 한숨, 창업정신 위축

위기의 부산 제조업 현장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8-09-27 19:37:1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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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해지는 녹산산단 공장

- 6월 1500개사 공장 가동률 62.9%
- 전년 동기비 4.8%포인트 감소
- ‘공장임대’ 플래카드 곳곳에 붙어

# 제조업체들 위기감 팽배

- 최저임금 영향 인건비 늘까 채용 꺼려
- 원자재 가격 상승 겹쳐 이중고 호소

- “홍보영상 제작만 500만~1000만 원”
- 청년창업자, 초기비용에 진입 막막
- 전문가 “온라인 시장 적극 공략” 충고

조선기자재 등 부산의 주력 제조업체가 밀집한 명지녹산국가산업단지(이하 녹산산단)의 공장 가동률이 50~60%대로 떨어진 것은 이제 뉴스도 안 된다. 이곳 공장 시설의 거의 절반이 멈춰 서 있다는 의미다. 일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존 제조업체들은 인건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제조업을 하려는 청년 창업자들도 막대한 초기 비용 탓에 진입을 망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기 제조업체들이 온라인을 활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정부 지원책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부산의 주요 제조업체가 밀집한 명지녹산국가산업단지 전경. 조선기자재 등 지역 주력산업의 불황 여파로 이곳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률이 50~60%대에 불과하는 등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27일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녹산산단에 입주한 1500개사의 평균 공장 가동률은 62.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지난 1월 녹산산단의 평균 공장 가동률은 60.0%, 지난 2월은 58.2% 등으로 계속해서 상황이 좋지 않다. 이렇다 보니 녹산산단 내 공장임대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제조업을 하는 업체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강서구의 세차기 제조업체 A사는 지난해 설립 이후 신규 채용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A사의 직원은 총 4명. 해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신규 채용 공고조차 내지 못하고 최소 고용 인원을 유지 중이다. 지금 고용을 유지만 해도 올해 A사의 인건비는 지난해 대비 20% 정도 상승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10.9% 추가 인상하자 A사는 또 인건비를 걱정해야 한다.

A사는 인건비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비용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세차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철판과 스테인리스 스틸의 단가 등이 지난해 대비 20% 정도 올랐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제품 단가를 쉽게 올릴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이런 경영 상황 속에서 신기술 개발 등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은 엄두도 내기 힘들다.

A사 대표는 “생산 단가는 해마다 오르고 있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세차기가 많이 팔리지 않고 있다. 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신기술이나 신제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연구인력을 뽑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면서 “우선 신규 채용하지 않고 자체 생산보다 OEM(주문자상표생산방식) 비율을 큰 폭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마저도 힘들다면 판매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결국 제품 단가를 15% 정도 상승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으니 이 분야에 도전하는 청년 창업자들도 겉돌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기청정기를 사업 아이템으로 창업을 준비 중인 김모(27) 씨는 제조업 진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선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재 3D 프린터를 이용해 공기청정기 디자인을 만들었지만 앞으로 내부 부품 등을 포함한 제대로 된 시제품을 만드는 데 1억 원 정도를 더 투입해야 한다.

어렵사리 시제품을 만들어도 제품을 파는 일이 막막하다. 3분짜리 제품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데만 500만~1000만 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 투자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정부나 부산시의 지원 정책을 찾아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김 씨는 “작은 아이디어로 특허를 출원해 제조업에 뛰어들었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체를 하나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이 섣불리 창업하기 힘든 분야이기에 철저한 사전 조사와 더불어 온라인 시장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액셀러레이터사인 콜즈다이나믹스의 강종수 대표는 “제조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위한 실물 자산이 필요하고 재투자도 계속해야 하는 등 초기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 있으면 온라인을 활용해 초기 매출을 조금씩 늘리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나 시의 지원 등도 잘 살펴보고 적절하게 이용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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