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닭고기업계 1위인 ㈜하림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농가에서 공급받는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한 혐의로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농가로부터 매입하는 닭의 가격을 부당하게 책정한 ㈜하림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7억 8900만 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 하림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생닭 대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생닭 가격을 높이는 농가(변상농가, 출하실적이 있는 재해 농가) 93곳을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낮은 생닭 가격을 적용 받은 건수는 총 2914건(총 출하건수의 32.3%)다. 생닭 가격이 낮으면 원가 매입 비용이 줄어 하림의 수익은 높아진다. 공정위는 하림이 공정거래법의 불공정거래행위를 했고 같은 행위를 반복할 우려가 있어 재발 방지 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닭고기 업계는 생닭 가격을 상대평가방식과 생계대금을 사전에 약정하는 절대평가방식 가운데 하나를 택해 산정한다. 국내 도계기준 상위 10위 육계업체 중 사조와 마니커를 제외하고 하림 등은 상대평가방식을 이용한다. 상대평가방식은 업체가 사육 농가에 병아리와 사료를 외상으로 공급하고, 농가는 병아리를 키워 업체가 책정한 생닭 가격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하림은 매입 생닭 가격을 책정하면서 가격인상 요인이 있는 농가 93곳을 제외하고 평균치를 산출, 매입 단가를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대형 육계계열화사업자가 출하 후 결정하여 농가에 통보하는 생계대금 산정과정에서의 위법요소를 시정하고 궁극적으로 농가와 대형 육계계열화사업자 간 신뢰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