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업계 대부분 비슷한 상황
- ‘호캉스’ 즐기려는 투숙객 인해
- 각종 할인 프로모션 자취 감춰

부산지역 특급호텔이 매년 추석 때마다 해오던 프로모션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명절 연휴 때 국내 여행을 즐기는 이른바 ‘호캉스’를 즐기려는 가족이 많아지면서 별다른 홍보가 없어도 사실상 만실을 기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지역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로 긴 추석 연휴에 호황을 누렸던 호텔들은 올해에도 비슷하거나 더 좋은 실적을 낼 전망이다.

추석을 맞아 오는 23일 부산 시댁을 찾는 이문희(36·여·서울 구로구) 씨는 해운대해수욕장 근처에 2박3일 동안 머물 특급호텔을 찾았지만 번번이 허탕을 치고 있다. 마음에 드는 호텔의 방은 대부분 예약이 끝났기 때문이다. 이 씨는 “시댁에 워낙 많은 가족이 몰려와 잠자리가 마땅치 않아 매년 호텔에서 잠을 자곤 한다”며 “수년 전만 해도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5성급 호텔에 머무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 많은 돈을 줘도 방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이날 기준으로 추석 연휴기간 예약률이 90%에 달한다고 밝혔다. 스위트룸 등을 빼면 ‘만실’인 셈이다. 롯데호텔 부산은 지난해 추석과 비슷한 객실 예약률을 기록했다. 파크하얏트부산, 힐튼 부산 등도 같은 기간 전년도와 비슷한 예약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석 등 명절은 당일 예약이 많은 기간이라 예약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은 5일이다. 개천절 대체휴일과 한글날이 포함되면서 10일에 달하는 기간이 휴일이었던 지난해 추석과 비교하면 투숙객을 끌어모으기 불리한 상황이다.

수년 전만 해도 명절은 호텔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였다. 이 때문에 각종 할인 패키지를 준비했지만 최근 들어 예약률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호텔들은 별다른 추석 프로모션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세태가 바뀌면서 명절을 휴가처럼 보내는 분이 많아 별다른 프로모션을 하지 않아도 방이 찬다. 간혹 나오는 추석 패키지도 평균 객실 판매가에서 2, 3만 원 할인해 주는 선에 그친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