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을 두고 ‘통계착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3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8개 국내 카드사의 순이익은 8101억원으로 전년 동기(5370억원) 대비 50.9%(2731억원) 증가했다.

카드구매 이용액 및 카드대출 이용액이 늘어난데다 대손 비용은 감소한 덕분이다.

구체적으로 카드 이용액 증가로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1953억원 늘었고, 카드론 수익과 할부수수료 수익도 각각 1749억원, 672억원 증가했다. 대손 비용도 1785억원 감소했다.

반면 카드사 간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은 3235억원 늘었고, 영업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조달비용도 918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리카드 순이익(563억 원)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93.2% 늘었고 롯데카드(327억 원)는 445% 증가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KB국민카드도 순이익이 50%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이날 실적 발표에 대해 카드사 순이익이 역성장하는 것을 반영하지 못한 단순 회계상 착시효과라고 반박한다.

실제로 금감원의 실적 발표는 8개 카드사가 제출한 분기보고서 합산 순이익 결과와 배치된다.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한 카드사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1조4191억원) 대비 31.9% 감소한 9669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차이는 금감원 실적은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상 순이익으로, 감독규정과 회계기준(IFRS)의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다름에 기인한다.

특히 카드 및 캐피탈사에 대한 고위험 대출과 관련 지난해 6월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에 비해 강화한 감독규정을 적용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6월 복수 카드론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함에 따라 대손비용이 일시적으로 급증한데 반해 금년 상반기에는 변동분만 반영하면서 카드사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업계는 카드사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가맹점 수수료율 정책을 꼽는 반면 금융당국은 마케팅 비용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꼽으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결제금액 할인 및 캐시백 등 기타마케팅비용이 최근 3년사이(2014~2017년) 5000억원 증가하는 등 부가서비스와 무관하게 외형경쟁에만 치우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효과 분석은 제외하고 마케팅 비용 증가 효과만 과장됐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실적 발표로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이 탄력이 붙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