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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 미래 이끈다 <32> 와이씨텍 박현민 전무

“신발소재는 기술개발이 생명 … 소비자 수요 충족 주력”

  • 장호정 기자
  •  |   입력 : 2018-09-10 19:08:4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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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관 회장 이어서 2세 경영
- 신발 대한 부친 열정 물려 받아
- 영업상무로 뛰며 산업전반 공부
- 미국 최첨단 장비 들여오는 등
- ‘하이퍼포먼스’ 제품개발 전력
- “세계 1위 만들어 사회에 보답”

1978년 2월 성공을 위해 밤낮 없이 일에 몰두하는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사준 애플컴퓨터를 접하고, 컴퓨터의 진화를 경험하면서 미래 기술에 관심이 생겼다. ‘테이프 없이 녹화된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지 않을까(지금의 IPTV처럼)’. 부산 금정고를 졸업하고 부산대 의대에 합격했지만, 재수 끝에 서울대 전기공학부에 입학했다. 아버지는 의대에 가기를 바랐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공부하고 싶었다.

현역으로 2년 2개월 군복무를 마치고, 2004년 대학 졸업과 함께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본사 휴대전화 전략마케팅팀 북미해외영업부에 발령. 9년 국내 근무 뒤 2013년 드디어 미국의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스프린트 담당 주재원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2016년 12월 동료와 아쉬운 작별을 뒤로 하고 아버지인 박수관(67) 회장이 운영하는 부산의 신발 부품 전문업체 (주)YC TECH(이하 와이씨텍) 입사를 위해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왔다.

지난 6일 와이씨텍 부산본사에서 이 회사 박현민(40) 전무를 만났다.
   
와이씨텍 박현민 전무가 지난 6일 부산본사에서 신발산업과 경영철학에 대해 설명하며 활짝 웃고 있다. 서정빈 기자
■민감한 소비자에게서 미래를 보다

박 전무가 2017년 1월 1일 와이씨텍에 입사해 맡은 첫 직책은 영업상무다. 회사와 신발산업 전반에 대해 공부하는 데는 영업상무 만한 자리가 없었다. 박 전무는 와이씨텍의 주거래사인 글로벌 메이커 N사와 N사의 완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ODM 업체 등과 관계를 맺으며, 회사 경영전반과 글로벌 신발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북미영업을 담당했던 경험이 박 전무에게는 큰 자산이다. 신발산업은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1, 2년이면 트렌드가 바뀌는 소비재라는 점에서 다양한 소비자 요구와 그에 맞는 빠른 기술개발과 적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정도로 민감하고 복잡하다.

박 전무는 “요즘 소비자 수요는 굉장히 전문적이고 세분화하는 추세”라며 “그냥 신발을 신는 것이 아니고 프로 스포츠 선수가 필요한 수준의 기술력과 명품 브랜드만큼의 멋지고 독특한 디자인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와 브랜드사의 수요를 모두 충족해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갖고 있냐가 관건”이라며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보다 높은 기술을 가진 ‘하이퍼포먼스’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무는 지난해 리노베이션을 한 김해공장에 있는 R&D센터를 맡아 미국에서 최첨단 장비를 들여오고, R&D 조직을 유기적으로 전환하는 등 기술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이처럼 복잡하고 민감한 신발산업의 특징에서 미래를 찾는다. 그는 “요즘은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나와도 줄을 안 서는데 신발은 여전히 어떤 신제품이 나오면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신발은 자기를 표현하고 나타내는 핵심 아이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보다 단가는 낮아도, 한 명의 소비자가 여러 켤레를 사기 때문에 휴대전화 교환주기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신발 소비금액이 휴대전화보다 높다는 것이 박 전무의 판단이다.

■내 몸에는 신발 DNA가 흐른다

IT분야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전자전기를 전공하고, 첫 직장으로 삼성전자를 선택한 박 전무지만 신발이라는 분야가 낯선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아버지는 휴일에도 자주 공장에 나가셨는데 아버지를 따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신발에 익숙해진 것 같다”며 “입사 뒤 기억을 더듬어보니 중·고등학교 때부터 각 신발브랜드의 특성을 자세히 알고 있을 정도로 신발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어린시절 아버지는 바쁜 와중에도 최대한 많은 시간을 자식들과 보내려고 노력하셨다. 책을 읽어주시고, 집과 공장 근처로 소풍을 다니며 많은 대화를 했다”며 “직접 신발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신발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이 고스란히 저와 제 동생에게 전달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박 전무의 남동생 박행복(39) 영업상무는 박 전무보다 먼저 와이씨텍에 입사해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다.

박 전무에게 아버지인 박수관 회장은 어떤 존재일까. 박 전무는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낸 아버지는 매일 새벽 해 뜨는 모습을 보며 ‘나는 성공하겠다. 성공하면 나누겠다’는 두 가지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며 “자식에 대한 기대도 크고 그만큼 엄격했지만, 본인 스스로는 더욱 엄격한 잣대로 평생을 회사와 사회를 위해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역 사회에서 ‘기부천사’로 불릴 정도로, 왕성한 기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지역사회를 환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직원 자녀가 다니고 싶은 회사

박 전무는 와이씨텍을 신발소재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회사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출근 첫날 직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첫 출근 때 직원들에게 ‘우리 아이가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매일 이 약속을 생각하며 출근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어 우리 아이가 다니고 싶은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직원이 하나로 뭉쳐 ‘우리’가 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며 “회사를 위해 헌신해온 직원과 지역 사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먼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 분야인 미래 신사업에도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우수한 IT인재와 함께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적인 IT기업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박 전무의 계획이다.

박 전무는 “와이씨텍에 입사해 신발산업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신발브랜드는 물론 국내 완제회들의 세계적인 경쟁력에도 경외심을 느낄 정도로 갈 길이 멀다”며 “빠른 시간 안에 성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지만, 겸손하고 따뜻한 기업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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