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김에 다른 부품도 교체하는 게 이득”이라며 이곳 저곳 긁힌 문짝까지 공짜로 도색해주겠다는 정비업체의 솔깃한 제안을 뿌리치긴 쉽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제안에 넘어가 보험사에 허위사고를 접수하거나 사고 내용을 과장해 보험금을 청구했다가는 보험사기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21일 ‘정비업체 이용 시 주의사항’을 소개했다.

우선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해주겠다’며 파손 부분을 확대하거나 사고와 관계없는 부분까지 수리하라고 유도하는 것은 보험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 정비업체는 사고 차량 소유자와 공모해 차량 좌측 전체를 도장하기 위해 파손되지 않은 좌측 뒷부분을 고의로 파손한 뒤 보험사에 ‘측면 전체가 담벼락과 접촉했다’고 사고접수하는 등의 수법으로 31건을 허위 청구했다가 보험사기로 적발됐다.

심지어 일부 정비업체는 사고없이 정비점검을 위해 방문한 차주에게 무상으로 수리해주겠다며 보험사에 허위사고 접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자동차 사고로 수리하느라 차량을 쓰지 못하면 자동차보험을 통해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업체는 이를 악용해 정비업체·렌터카업체 등이 공모해 실제로 쓰지도 않은 렌트 계약서를 만들거나 렌트 기간과 차종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내기도 한다. 금감원은 “사소한 금액이라도 허위 렌트 계약서를 통해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허위·과잉 수리를 일삼는 정비업체는 우선 피하라고 당부했다. 향후 정비업체가 사기혐의에 걸릴 경우 정상적인 수리를 받은 차주도 덩달아 조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고 현장에서 견인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보험사 제휴 견인 서비스나 도로공사의 긴급 견인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보험가입자들에게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며 “보험사기로 의심도는 사례 발생시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