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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 미래 이끈다 <29> 지패션코리아 유강수 대표

추억과 감성 입힌 스니커즈로 젊은층 ‘취향저격’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8-08-13 19:33:0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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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나가는 보디빌더서 사업가로
- 스니커즈 옛 별칭 ‘콜카’ 착안
- 신발·의류 패션브랜드 론칭
- 특정 연도와 국내외 이슈 접목
- 신발에 다양한 스토리 더해 인기
- 백화점·마트 등 전국 판로확대

스니커즈(sneakers)는 ‘살금살금 걷는 사람’이란 의미를 가진 신발이다. 신발의 밑창이 고무 재질이라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1980년대 부산 울산 경남 등에서 스니커즈의 별칭은 ‘콜카’였다. 당시 학생들에게 스니커즈는 콜카로 통했다. 여기에 담긴 감성을 신발 브랜드로 만들어 판매하는 부산 기업이 있다. 부산 사상구의 지패션코리아 이야기다.
   
지패션코리아 유강수 대표가 지난 9일 부산 사상구 본사 내 신발 전시장에서 자사 브랜드 ‘콜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지패션코리아는 콜카라는 브랜드로 신발, 의류, 잡화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서순용 선임기자
2015년 설립된 지패션코리아는 ‘콜카(Kolca)’라는 브랜드로 신발, 의류, 잡화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지난 9일 부산 사상구 지패션코리아 본사 내 신발 전시장. 복고풍에 세련미를 더한 콜카 브랜드 신발들이 전시돼 있었다. 여기서 만난 지패션코리아 유강수(36) 대표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사람들이 10, 20년 전 과거에 대해 추억하는 점에 주목했다”면서 “복고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스토리를 입혀보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에 기억난 게 고등학교 때 스니커즈를 콜카라 부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보디빌더에서 사업가로

   
‘콜카 1992’ 지패션코리아 제공
부산에서 나고 자란 유 대표는 사업하기 전 소위 잘나가는 보디빌더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보디빌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고등부, 대학부를 거치면서 ‘미스터부산’에 오르며 부산시 대표 선수로 활동했다. 운동선수로서 재능을 뽐낸 유 대표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유 대표는 순수하게 운동하는 게 좋았지만 이미 보디빌더들 사이에서는 약물로 근육을 만드는 편법이 만연했다.

유 대표는 “약물 하는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운동에 대한 목표의식을 잃었다. 약물 하는 선수가 1등을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면서 “약물이 이미 운동에서 필수가 돼버린 상황에서 순수하게 운동만 하는 선수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부로 옮긴 이후 운동을 그만뒀다”고 회상했다.

유 대표는 보디빌딩을 그만두고 30살부터 신발 병행 수입 사업을 시작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신발을 직접 구매해 판매했다.

처음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 신발로 시작했지만, 차츰 국내 브랜드 신발도 판매하게 됐다. 유 대표는 그때 소비자들이 꼭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아니더라도 제품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브랜드를 잘 만들면 국내 신발이라도 잘 팔릴 것 같았다.

유 대표는 “국내 신발 유통은 어느 정도 알고 있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신발을 팔아도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패션코리아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콜카 시리즈를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지패션코리아의 사업이 처음부터 순항한 것은 아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과 자체 검수 과정을 더해 신발을 만들었는데 신발 공장의 문제로 억대의 자금을 떼이기도 했다.

유 대표는 “처음에는 신발 제조 현장을 잘 알지 못해 우리를 속이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많이 힘들었고 일에 대해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면서 “그래도 위기 속에 기회는 찾아왔다. 우리 신발에 집중해서 생산해줄 수 있는 거래처를 만났고 그 뒤로 일이 자연스레 풀렸다”고 이야기했다.

■콜카의 히스토리

콜카 브랜드에는 숫자들이 붙는다. 콜카 1988, 콜카 1992, 콜카 2000 등. 지패션코리아는 콜카에 뒤에 연도를 의미하는 네 자리 숫자를 넣고 당시 그 해에 있었던 국내외 이슈로 신발의 히스토리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콜카 1992다. 1992년에는 동계, 하계 올림픽이 마지막으로 같은 해에 열렸다. 이런 의미를 신발에 담아 콜카 1992가 탄생했다.

유 대표는 “당시 동계 올림픽이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열렸고 하계 올림픽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다. 이런 일들이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면서 “신발 디자인에도 이런 기억들을 녹여냈다. 소비자들은 우리 신발을 보면서 그때를 떠올리고 추억하게 된다”고 말했다.

콜카 2000도 비슷하다. 2000년으로 넘어가기 전 1999년 밤 11시59분의 사람들의 마음을 떠올린 것이다. 유 대표는 “우리 세대가 다시 새로운 천년을 살 수 없다. 2000년대로 넘어갈 때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했고 새로운 천년에 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이런 콜카 브랜드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온라인이 주요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전국 신발 가게는 물론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도 콜카를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자신만의 소신으로 우직하게 회사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보디빌더로 생활할 때 가졌던 생각이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 남들이 약물로 반칙을 해도 나는 느리지만 순수하게 운동을 즐겼다”면서 “사업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가지만 정확한 길로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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