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보험백화점’이라고 불리는 독립법인대리점(GA)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GA를 통한 보험 모집액이 절반을 넘겼고, 전국 GA설계사 수는 지난해 기준 21만 명을 돌파해 보험회사 전속설계사(19만 명)를 앞질렀다. 한 보험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회사의 보험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장점 덕분이다. 본지는 부산 토종 대형 GA업체 4곳의 대표를 만나 성장 과정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 ‘교육=회사의 미래’ 경영철학
- 우수 설계사 육성에 공들여
- 장기근속자 다양한 우대혜택
- VIP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점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올해 영남권 전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습니다.”

	영진에셋 정석영 대표가 회사의 차별화된 강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부산지역 GA 가운데 연 매출액 1위(지난해 기준 1104억 원)를 달리는 ㈜영진에셋은 올해 보다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선다. 영진에셋 정석영(54) 대표이사는 “현재 부산과 경남 일부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앞으로 경남권 전역은 물론 대구·경북지역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5년 설립된 영진에셋의 성장세는 무섭다. 설립 당시 5명에 불과하던 보험설계사가 1850여 명에 달한다. 지점 64곳 가운데 부산이 34곳으로 가장 숫자가 많고 울산 13곳, 경남 10곳, 경북과 수도권 각각 3곳 순이다. 영진에셋은 올해 안에 대구지점을 열 계획이다. 지역 기반을 넓히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가겠다는 게 정 대표의 목표다.

정 대표는 1990년 부산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뒤 보험업계에 뛰어들었다. 같은 해 대한생명(현재 한화생명보험)에 입사해 15년간 근무했다. 정 대표는 “본인의 능력을 성과에 따라 평가받는 시스템이 적성에 맞아 첫 직장을 보험사로 선택했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업을 성장 산업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설립 뒤 우수 설계사 양성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교육=회사의 미래’라는 경영철학이 밑바탕에 있다. 사업 초창기부터 단순히 설계사 수를 늘리는 데 집착하지 않고 생산성이 높은 효율적인 조직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정 대표는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설계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현재도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설계사 가운데 삼성·한화·교보 등 생명보험사 ‘빅3’ 출신이 많다. 보험설계사 수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이 높은 이유도 바로 그 덕분”이라고 말했다. 장기근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우대 혜택 등을 제공한다. 영진에셋의 보험 유지율(생보 85.7%, 손보 84.9%)과 설계사 정착률(생보 77.78%, 손보 77.8%)은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완전 판매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영진에셋 측은 보유계약 관리팀 설치를 추진 중이다. 퇴사한 설계사의 계약 관리 공백을 막기 위해서다.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도 영진에셋의 강점이다. 영진에셋은 2016년 VIP센터를 개소했다. 이곳에서는 법인 보험 고객들의 상속, 증여, 가업 승계, 주식지분 조정 등을 전문적으로 상담한다.

정 대표는 “전체적으로 보험업계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GA 시장 역시 재편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설계사의 경쟁력 강화만이 성장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