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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바다…수산업 대재앙 <중> 한반도 해역 생태계 바꿔

먹이사슬 기초 멸치 급감 … 연근해어업 연쇄 타격

  •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  |   입력 : 2018-08-09 19:46:0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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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수온 8년 새 3도 가까이 올라
- 멸치산란 악영향 어획량 25% 줄어
- “어군찾기 위한 시간·비용 더 들어”

-‘울릉도 명물’ 오징어, 서해로 이동
- 한류성 명태는 자취 감춘지 오래
- 아열대 어종·해파리 등 개체수 급증
- 수산자원 북상, 한중일 갈등 가능성

우리나라 바다의 여름철 수온이 8년 전보다 3도 가까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경남의 권현망 어선들이 멸치 조업을 하고 있다. 고수온으로 인해 7월 멸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멸치권현망수협 제공
기상청은 해양 기상관측 장비인 부이 17개로 측정한 결과 우리나라 여름철 바다 수온이 2010년부터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로 분석됐다고 9일 밝혔다. 분석 결과 서해 남해 동해 등 한반도 전 해역의 7월 평균 수온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0.34도 상승했다. 2010년 7월 평균 수온은 21.36도였지만 올해는 24.25도로 2.89도나 높아졌다.

■고수온 때문에 멸치 안 잡혀

이 같은 고수온 현상은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는 어류의 생태지도까지 바꾸고 있다. 양식업은 어류 폐사로 큰 피해를 입고, 바다에는 명태 꽁치 등 한류성 어종이 감소하고 있다. 어류는 수온이 조금만 바뀌어도 서식처를 옮겨 간다.

대표적인 어종이 멸치다. 우리나라 연근해 어종 중에 어획량이 가장 많고 바다 먹이사슬에서 기초가 되는 어종인데 올해 어획량이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멸치 어획량은 4만9708t으로 전년 대비 19%, 평년 대비 25% 감소했다. 특히 멸치를 잡는 경남의 권현망 어선들이 금어기를 끝내고 지난달부터 조업에 나섰지만 실적이 좋지 않다. 멸치권현망수협 권중원 지도과장은 “어업 현장에선 고수온 때문에 멸치가 안 잡힌다고 울상이다”며 “그나마 냉수대가 형성된 곳에는 멸치가 조금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멸치 산란기인 여름에 남해에서 수온이 최고 31도까지 오르면서 멸치들이 제대로 산란하지 못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당시 멸치가 줄어들면서 멸치를 먹는 물고기들의 어획량도 함께 줄어 44년 만에 연근해 어획량이 100만t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김중진 박사는 “2016년의 경우에서 보듯 올해도 고수온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멸치 어획량이 감소하고 그에 따라 다른 어종의 어획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열대 어종·유해생물 급증

멸치 어획량 감소로 피해를 보는 남해 어민들뿐만 아니라 동해안 어민들의 타격도 크다. 동해안, 울릉도의 특산물이었던 ‘오징어’도 이제 서해의 명물이 되고 있다. 3년 연속 여름철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며 동중국해 및 남해에 분포하던 오징어가 서해로 북상하자 동해안 채낚기 어선들이 서해로 넘어가 조업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대표어종이었던 명태는 2000년 들어 자취를 감췄다. 명태가 한류성 어종인 까닭에 대부분 수온이 낮은 해역인 북태평양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명태잡이로 생계를 이어갔던 강원도 어민과 가공 업체들이 1990년대 주력 어종을 오징어로 바꿨지만 이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지역 대형선망의 반삼식 본선 선장은 “예전 같으면 8월에 거문도에서는 고등어가 많이 잡히는 등 경향성이 있었는데 고수온 영향으로 그런 게 없어졌다”며 “예년보다 어군을 찾기 위해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열대 어종도 출몰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과 거제에서는 복어보다 1000배 강한 독을 지닌 파란고리문어가 발견됐다. 주로 호주와 필리핀 등 남태평양 아열대성 바다에 분포하는데 2012년 제주에서 처음 발견된 뒤 북상하고 있다.

아열대 생물인 해파리 고둥도 동해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고수온 현상으로 아열대성 작은상자해파리와 온대성 커튼원양해파리 등 유해 생물의 출현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는 고수온에 의해 해파리가 왕성하게 번식하며 전남 득량만과 고흥군 남부 해역에는 해파리 주의경보가 내려졌다.

해파리는 여름철 막대한 양의 플랑크톤과 치어를 잡아먹고 그물과 어구를 망가뜨려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수산자원이 이동하고 이에 따라 국가 간 갈등까지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럿거스 대학의 생물학과 말린 핀스키 조교수는 최근 ‘수온 상승으로 인해 평균적으로 10년에 약 70㎞씩 수산자원이 극지방으로 이동한다’는 논문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등은 해양 경계가 밀집돼 있고 향후 수산 자원으로 국가 간의 갈등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

◇ 난류·한류성 어종 어획량 변화  단위:t 

구분

1990

2000

2010

2015

2017

난
류
성

고등어류

96,297

145,908

99,534

140,623

115,260

멸치

130,192

201,192

249,636

211,574

210,943

살오징어

74,172

226,309

159,130

155,743

87,024

한
류
성

명태

9,798

766

1

3

1

꽁치

5,301

19,883

2,564

574

757

도루묵

3,137

1,571

4,236

4,762

4,965

※자료 : 통계청 어업생산동향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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