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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 미래 이끈다 <27> 위그코리아 서성인 대표

카멜레온 소재의 색다른 변신, 세계 패션계를 사로잡다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8-07-30 19:42:4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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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 앞두고 창업에 뛰어들어
- 각도따라 다른 색 내는 소재로
- 세계 최대 섬유전시회서 두각
- 샤넬·나이키 등 브랜드와 협업
- 의류 신발 등 활용법 무궁무진

- 포근한 감촉의 잔디자수도 개발
- 대기업 등서 벌써부터 문의 쇄도

파충류인 카멜레온은 몸 빛깔을 자유롭게 바꾸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카멜레온의 자주 변하는 몸 색깔 때문에 문학 작품에서는 변절자나 지조 없는 인물에 비유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특이한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애완동물로도 인기가 높다.
   
위그코리아 서성인 대표가 27일 부산 사상구 본사에서 잔디자수가 들어간 신발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2007년 설립된 위그코리아는 토탈 패션 소재 기업으로 카멜레온 소재, 잔디자수 등으로 유명하다. 서순용 선임기자
부산에서 카멜레온 소재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토탈 패션 소재 업체가 있다. 부산 사상구의 위그코리아 이야기다. 2007년 설립된 위그코리아는 카멜레온 소재, 실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신발, 의류, 가방 등에 접목하고 있다. 샤넬, 겐조 등 유명 고급 패션 브랜드는 물론 나이키, 아디다스 등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에도 제품을 납품 중이다. 위그코리아 서성인(49) 대표는 “먹는 것 빼고 우리 제품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 패션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홈인테리어 등 쓰일 수 있는 곳이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 카멜레온 소재의 탄생

27일 오전 부산 사상구 위그코리아 본사. 서 대표는 복잡한 패턴으로 이뤄진 새 제품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는 창업 이후 끊임없이 연구개발(R&D)에 매진해 패션 소재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 부산이 고향인 서 대표는 사실 패션과 무관한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출신이다. 해당 학과를 졸업하고 일정 기간 배를 타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해군 학군사관(ROTC)에 지원해 중위로 군 복무를 마쳤다.

이후 3M이란 브랜드로 사무, 의료, 보안 제품 등을 생산하는 한국쓰리엠에 입사했다. 그는 12년 정도 근무하며 마케팅, 영업 분야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풍부한 지적 호기심을 발견했다. 3M의 반사 제품보다 재밌고 독특한 자신의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다. 결국 마흔을 앞둔 그는 퇴사해 위그코리아를 창업했다. 좀처럼 쉬운 일이 없었다. 자금 부족으로 금융권을 헤매야 했고 연구개발에 수많은 돈을 투자했다.

서 대표는 그 결과 카멜레온 소재를 개발했다. 빛을 비추면 반짝이는 동시에 다른 각도에서 다른 색깔을 내는 독특한 소재였다. 2010년 위그코리아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섬유전시회 ‘프리미에르 비종’에 참가하면서 카멜레온 소재를 전 세계에 알렸다. 샤넬, 겐조 등 유명 브랜드 디자이너의 관심이 쏠렸다. 곧바로 협업이 시작됐고 위그코리아의 카멜레온 소재는 유명 브랜드 옷으로 제작됐다. 서 대표는 “돈이 많다고 나갈 수 있는 전시회는 아니기에 우리 제품의 경쟁력, 기술력, 독창성 등을 처음으로 인정받았다. 동남권에서 해당 전시회에 가는 곳은 우리 업체가 유일하다”면서 “9년째 매년 참가해 새로운 소재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가 개발한 잔디자수가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 감성을 더한 잔디자수

의류, 신발, 가방, 모자, 액세서리부터 시작해 네일아트, 안경테, 휴대전화 덮개 등 카멜레온 소재가 안 쓰이는 곳이 없었다. 서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카멜레온 소재를 원단에도 접목하고 싶었다. 기존 카멜레온 필름을 다른 원단에 붙이면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위그코리아는 3년 정도 개발 끝에 결국 카멜레온 실을 만들어냈다. 카멜레온 소재를 붙이지 않아도 실로 만든 원단 자체가 카멜레온 색깔을 내는 것이다. 카멜레온 실은 필름보다 더 쓰일 곳이 많았다. 실 자체로 창조적인 패션 제품들을 더 만들어낼 수 있었다.

위그코리아는 2016년 잔디(lawn)자수를 개발하면서 다시 한번 ‘프리미에르 비종’에서 전 세계 패션계에 존재감을 나타냈다. 잔디처럼 솟아오른 실들이 푹신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잔디자수가 들어갈 수 있는 패션 아이템도 수없이 많았다. 특히 자동차 핸들, 카시트, 냉장고·청소기 손잡이 등에 잔디자수를 적용하기 위해 대기업의 문의가 쇄도했다. 실제로 만져본 잔디자수는 포근한 느낌을 줬다.

서 대표가 카멜레온 소재·실부터 잔디자수를 개발해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깔려있다. 그는 패션은 심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7년 세계 경제 위기부터 지금까지 암울한 경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때 사람들은 화려한 색깔을 찾는다. 그래서 카멜레온 소재와 실을 개발했다”면서 “잔디자수도 딱딱한 물체에 결합했을 때 포근한 느낌을 준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여유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그는 자신이 개발해 낸 여러 패션 소재와 아이템을 결합해 잔디자수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벌써 반응이 뜨겁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스폰서로 참가하는 일본 브랜드 아식스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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