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를 인상하면 부동산 시장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그 폭을 최소화하면서 부동산 거래세(취득세)를 인하하는 방안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경연 임동원 부연구위원이 21일 ‘주택시장 동향 및 보유세 개편방안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경연)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택시장 동향 및 보유세 개편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을 공개한다. 종합부동산세를 다시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경연 권태신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이후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지만, 서울 및 수도권 선호지역과 경남 창원 등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보유세를 올리면 부동산 경기를 악화시키고, 가계의 세부담 증가로 민간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1.4%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8.2% 오른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1.0%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새 DTI(총부채상환비율)가 도입되는 등 금융 규제가 강화되고 보유세 인상도 현실화될 것”이라며 “이는 주택가격의 하락세는 물론 지역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경연은 보유세 인상 시 거래세 인하 조치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 임동원 부연구위원은 “보유세가 (한 번이 아닌) 수년간에 걸쳐 인상된다면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고,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1주택자와 고령자들은 생계난에 빠질 수 있다”며 “보유세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거래세 인하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5년 기준 한국의 총 세수 대비 보유세 비중은 3.2%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3.3%) 수준이다. 하지만 거래세 비중은 3.0%로 OECD 평균(0.4%)보다 8배나 높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