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도소매·음식숙박업 종사
- 아르바이트 근로자가 대다수
- “자영업 인건비 부담 영향 큰 듯”

국내 고용시장에서 10대 청소년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당국은 10대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지만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15~19세 취업자는 18만9000명으로 2017년 동월 대비 7만6000명(28.6%)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연령대의 취업자는 지난해 9월 4.1％ 증가했으나 같은 해 10월 6.5％ 감소로 전환한 이후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감소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10％대에 머물렀으나 4월에 28.6％로 급격히 높아졌다.

이들 연령층 취업자 다수는 아르바이트 등 불안정 노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런 형태의 취업마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인구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연령층 취업자의 76.7%가 임시·일용 근로자였다. 일명 아르바이트 근로자인 셈이다.

청소년이 가장 많이 종사한 업종은 도소매·음식숙박업(56.7％)이었다.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도소매·음식숙박 업종에 많이 종사하며 대다수가 임시·일용직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 연령층 취업자 가운데는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를 받고 일하는 이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최저임금 영향을 다소 인정하면서도 10대 후반 인구의 감소 영향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당국 관계자는 10대 취업자가 급격히 줄어든 것에 관해 “최저임금의 영향이 일부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큰 흐름으로 보면 10대 후반 인구가 감소한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 구조의 변화는 점진적이므로 10대 청소년의 취업이 급격히 줄어든 데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자영업자 등의 인건비 부담이 높아져 청소년이 일할 기회가 줄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4월 15∼19세 인구 감소율은 5.7％로 같은 연령대의 취업자 감소율(28.6％)보다 훨씬 낮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포함해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며 “청소년 근로자를 당장 해고하지는 않더라도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각 연령층, 분위별 고용 시장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과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