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 주변 조업금지 구역 등
- 큰 틀 합의 … 정부 뜻 따르기로
동해안 오징어를 두고 어업인 간에 수년 동안 벌어졌던 ‘총성 없는 전쟁’이 합의 국면에 이르렀다. 올해부터 연근해 오징어 TAC(총허용어획량)가 크게 줄었지만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오징어 금어기를 확대하고 울릉도 주변에 조업 금지 구역 설정과 오징어 집어등 광력을 상향하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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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부산 기장 동해어업관리단 회의실에서 오징어잡이 관련 어업인 단체와 해수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열리고 있다. |
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 부산 기장 동해어업관리단 회의실에서 전국근해오징어채낚기연합회, 전국근해오징어채낚기실무자연합회, 전국오징어생산자단체연합회, 울릉도·강원·경북 지역 연안채낚기연합회 등의 단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징어 채낚기어업 집어등 광력상향 조정협의’를 열었다. 다 같이 오징어를 잡고 있지만 선적과 어선 규모를 비롯해 이해관계가 달라 여러 단체로 나뉘어져 있다. 갈등 조정회의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열렸지만 일부 단체가 금어기 확대와 울릉도 주변 조업 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면서 이번 회의가 열리게 됐다.
오징어를 잡을 때 불을 밝히는 집어등 광력 상향 요구는 그간 수십 차례 논의된 얘기다. 2008년 면세유가 크게 오르면서 어업인들은 경비 부담을 이유로 광력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구해 정부는 이를 재설정했다. 하지만 2015년에 면세유가 하락하고 오징어가 많이 잡히지 않으면서 어업인들이 광력을 자체적으로 상향시켜 현재 기준으로는 대부분 범법자가 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어업인들이 다시 광력 기준 상향을 요구했지만 울릉도의 소규모 연안 어업인들은 오징어가 많은 울릉도에 규모가 큰 근해 채낚기 어선들이 몰려올 수 있고 불법 공조조업이 우려된다며 반대해왔다.
이날 회의에서 어업인들은 큰 틀에서 합의를 하고 광력 상향 수치, 오징어 금어기 기간, 울릉도 주변 조업 금지 구역 거리 등은 해수부에 맡기기로 했다.
윤분도 해수부 어업정책과장은 “각 단체가 소속 어업인들에게 내용을 알리고 최종입장을 1개월 내에 해수부에 제출하기로 했다”며 “최종 의견을 취합한 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동해안 어민들이 합의했지만 면세유 가격이 또다시 상승할 경우 광력 상향에 대한 입장을 번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국립수산과학원은 우리나라처럼 좁은 밀도에서 경쟁조업하는 경우, 광력을 높인다고 무조건 어획량이 증가한다는 연관성을 찾기 힘들고 일정 수치가 넘으면 오히려 경비만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오징어 수산자원 회복을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오징어 자원이 감소하면서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의 오징어 TAC가 전년도(14만t)보다 대폭 줄어 10만t 이하로 정해질 전망이다.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북한 수역 입어, 국내 어선 불법 조업 단속 강화를 요구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