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속 요청에도 中정부는 뒷짐
- 남북 공동어로 추진 걸림돌
북한 동해수역에서 우리나라로 남하하는 오징어 등 수산자원을 싹쓸이하던 중국어선들이 최근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 이후 정부는 공동어로 수역 등 남북 수산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처럼 중국어선이 활개를 치는 상황에서는 이런 계획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해해경이 관계기관에 제공하는 ‘중국어선단 동해 북방수역 이동 현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NLL(북방한계선)을 넘어 북상한 중국어선은 584척, 북쪽으로 이동 중인 중국어선은 46척이었다. 지난달 30일 기준 NLL 북상 중국어선 71척, 북상 중인 어선 39척과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에 500척 이상이 북한 수역에 입어한 것이다. 중국어선 대부분은 우리나라 저인망 어선보다 어획량이 많고 규모가 큰 ‘쌍타망’ 어선으로 올 연말까지 조업을 지속하면 우리나라 오징어 어획량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어선의 대거 북상은 지난 1일부터 중국에서 시작된 금어기와 맞물려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는 오징어의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자국 내 연근해 수산자원이 고갈되면서 지난해부터 5월부터 9월까지 금어기를 확대 시행했다. 오징어 어군이 본격적으로 북상하는 시기에 맞춰 중국어선들은 자국 내 규제를 피해 북한 수역으로 몰려간 것이다.
2004년부터 북한으로부터 척당 4만, 5만 달러에 입어권을 구매해 입어한 중국어선들은 우리나라 오징어 어획량 감소의 주범으로 꼽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북한 수역에 입어한 중국어선은 2004년 144척을 시작으로 지난해 1700여 척으로 급증한 사이, 우리나라 오징어 어획량은 2004년 21만t에서 지난해 8만t으로 크게 줄었다.
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안 2397호가 아직 해제되지 않아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수산협력은 계획만 있을 뿐 진행이 더디다. 이에 최근 외교부 해양수산부 등이 중국 정부에 조업 금지 협조를 요청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수산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북한 동해수역에 입어하는 중국 어선들은 러시아수역 또는 공해에 입어한다고 알리면서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중국어선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남북 수산협력 사업들을 추진해도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