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치매만 보장하는 상품으론
- 경증치매 진단 때 보장 못 받아
- 환자 스스로 보험금 청구 힘들어
- 지정대리 청구인제도 활용 필요

사례 1. A 씨는 어머니를 피보험자로 해 치매가 보장되는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얼마 후, 어머니가 ‘경증치매’ 진단을 받았다. A 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받지 못했다. A씨가 가입한 보험이 ‘중증치매’만 보장해 줬기 때문이다.

사례 2. B 씨는 최근 치매 진단을 받고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다. 아들은 어머니 B 씨의 명의로 가입된 건강보험이 치매도 보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들은 거동이 어려운 B씨를 대신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B 씨가 가입한 보험이라 B 씨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안내해 매우 난감했다.
두 사례처럼 치매 발병에 대비한다고 보험에 가입했는데, 정작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금융감독원은 7일 ‘치매보험에 가입할 때 유의할 사항’을 소개했다. 먼저 노년기에 기억력 감퇴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거동이 불편해지는 일반적인 치매 증세에 대해 보장을 받고자 한다면 ‘중증치매’뿐만 아니라 ‘경증치매’까지 보장되는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중증치매만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한 경우에는 치매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보장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증치매는 대부분의 기억이 상실된 상태로 매우 중한 치매 상태다. 또 보장 범위뿐 아니라 치매 진단확정 시 진단비 등 보장금액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경증치매 진단보험금은 중증치매 진단보험금의 10분의 1 수준이다.

치매는 젊을 때 보다는 65세 이상 노년기에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므로, 특히 80세 이후 발생할 위험이 많이 증가한다.

실제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치매현황 2017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환자 중 80세 이상이 60% 차지했다. 따라서 치매를 보장받고자 보험에 가입한다면 80세 이후도 보장하는 상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보장기간이 80세 이하인 상품의 경우라면 치매 보장이 필요한 80세 이후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치매보장상품은 보장내용의 특성상 치매로 진단받은 본인이 스스로 보험금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지정대리 청구인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및 보험 수익자가 모두 같은 경우에 치매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사정에 대비해 가족 등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치매 등으로 보험금청구권자가 보험금을 청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지정된 대리청구인이 보험회사가 정하는 방법에 따라 청구서, 사고증명서 등을 제출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치매보험은 노년기의 치매 보장을 위한 보장성보험이므로 만약 가입 목적이 목돈마련 또는 노후 연금 대비라면 치매보험은 적합하지 않다. 간혹 간병보험 등 치매를 보장하는 보험을 목돈마련 또는 은퇴 후 연금목적으로 권유하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을 강조해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불완전판매에 해당되기 때문에 가입시 유의해야 한다.

[치매보험]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