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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 미래 이끈다 <17> 와이지톰스 박창식 대표

“기술력 가진 지역 中企 뭉쳐 화력발전소 짓는 날 왔으면”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18-05-07 19:21:11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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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수건 포장비닐 생산 업체로 시작
- 국내뿐 아니라 일본 시장서도 인정
- 경기불황 겪으며 사업 다각화 박차
- 임시 전력발전기 등 자체 제작 도전

물수건은 흔히 음식점 등에서 손님에게 간단히 손을 닦을 수 있도록 소독해 내놓는 젖은 수건이다. 일본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해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닐 포장 등 밀폐된 용기에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부산에서 이 물수건 포장 비닐을 생산해 판매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2003년 설립된 부산 사상구의 ㈜와이지톰스다.
   
㈜와이지톰스 박창식 대표가 부산 기장군 공장에서 2015년에 진출한 조선해양기자재 분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부산 사상구의 와이지톰스는 물수건 포장 비닐을 생산 업체로 2015년부터 조선해양기자재도 생산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지난달 24일 와이지톰스 박창식(51) 대표를 부산 기장군의 공장에서 만났다. 와이지톰스는 사상구에 본사와 비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지만 2015년 기장군에 지사를 설립했다.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공장을 지은 것이다. 비닐 생산 외에도 현재 육상과 바다에서 쓸 수 있는 임시 전력 발전기, 변압기 등을 수입해 국내 사정에 맞게 배관 설비를 만들어 임대 및 판매 중이다. 박 대표는 언젠가 국내 기술로 대형 화력발전소 등을 설립할 것이란 청사진도 내비쳤다.

박 대표는 “물수건 포장 비닐을 만들어 파는 시장은 국내와 일본뿐이라 한계가 있다.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선택한 게 조선해양기자재 쪽이다”며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이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 동력이나 임시 전력 등을 일으키는 부분에서 대부분 해외 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기술로 대체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 비밀 ‘사람을 얻자’
   
㈜와이지톰스 사상구 본사 전경. 와이지톰스 제공
경남 진주가 고향인 박 대표는 1996년 지역의 한 화학 업체에 취업하면서 물수건 비닐 포장재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회사에서 현장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쌓은 박 대표는 2003년 와이지톰스(당시 영광화학)를 창업했다. 출발은 늦었지만, 박 대표는 기술력과 영업력으로 차근차근 시장 점유율을 넓혀 나갔다. 현재 와이지톰스는 국내 물수건 비닐 포장재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43%를 점유 중이다.

15년 만에 국내외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박 대표 영업 정신이다. 사실 비닐에서 정전기가 안 나고 인쇄 잉크가 안 벗겨지는 등의 기술력은 다른 기업도 따라올 수 있는 부분이었다. 대신 그는 새벽 2시 이전에는 퇴근하지 않는 성실한 자세와 더불어 ‘사람을 얻자’라는 생각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특히 일본 시장을 공략할 때 자신의 진심을 내보이며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었다. 와이지톰스가 제공할 수 있는 비닐 제품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상대방이 거짓이라고 느끼지 않게끔 노력했다. 그의 진심은 일본 자치단체와 유통회사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나둘 발주를 넣었고 일본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현재 일본 쪽을 관리하는 1명의 직원 외 별도 영업 사원이 없다. 15년간 쌓은 신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일본 내에서 물수건 비닐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13곳 정도 됐지만, 지금은 4개사뿐이다. 우리가 진출하면서 많은 회사가 문을 닫았다”며 “그만큼 일본 업체보다 우리 제품이 경쟁력을 보여줬다. 우리가 진심으로 대하니 일본 바이어들도 진심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조선해양 분야로 도전

하지만 비닐 제품 자체 단가가 0.35원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보니 한계도 뚜렷했다. 2007년 미국발 세계 경제위기가 닥치자 와이지톰스도 다른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작했다. 물수건 비닐 제품에서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의 비닐 제품도 만들기 시작했다. 사업 영역을 확대했지만, 국내에서 상승하는 인건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비닐 공장을 증설해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생산한 비닐 제품 단가를 따라가기 힘들었다.

박 대표는 결국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으로 진출했다. 조선업이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 판단했다. 2015년 7월부터 와이지톰스는 과감하게 육·해상에서 쓸 수 있는 임시 전력 발전기, 변압기 등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더불어 해외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배관 설비 등을 만들어 임대하거나 판매 중이다. 물론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선 국내 조선 빅3로 납품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박 대표는 “조선업계의 벽이 상당히 두꺼워 애로점이 많았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지역 중소·중견 업체들이 모여서 수조 원에 이르는 대형 화력발전소 사업 등을 국내 기술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와이지톰스 기장지사 사무실에는 대형 화력발전소 구조를 보여주는 그림이 탁자 위에 펼쳐져 있었다. 박 대표의 꿈이 담긴 그림이었다. 박 대표는 “지역 중소·중견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뭉치면 화력발전소 건설 수주를 두고 대기업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빛을 발하지 못했던 지역 기업들이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며 “누군가는 그게 가능하냐고 묻지만, 끊임없이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역 업체끼리 똘똘 뭉치면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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