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투자자들 대량 매수에
- 하루 거래대금 2조637억 원
- 주가는 떨어져… 2.08% 하락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돌아온 삼성전자가 ‘증시 컴백’ 첫날 폭발적인 거래량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전체를 압도했다. 주당 250만 원이 훌쩍 넘었던 기존 주가가 액면분할 이후 5만 원대로 낮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삼성전자 주식 사들이기’에 나선 결과다. 다만 기관과 외국인의 ‘팔자’ 행렬이 이어져 주가는 2% 넘게 하락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시초가(이날 오전 9시 기준 5만3000원) 대비 2.08% 하락한 5만1900원(이하 종가)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3거래일간의 거래정지를 거쳐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췄다. 이로써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지난달 27일) 265만 원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5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며 ‘국민주’ 반열에 등극했다.

거래 재개 첫날 주가는 신통치 않았지만 거래량은 압도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개장 5분 만에 1000만 주를 넘어섰고, 1시간 만에 2000만 주를 돌파했다. 4일 하루에만 총 3933만 주가 거래됐다. 이는 국내 증시 역사상 하루 기준 최대치다. 또 역대 삼성전자 주식의 하루 거래량 최대치(1998년 10월 31일 653만2440주)와 비교하면 6배나 많다. 이날 거래대금도 2조637억 원에 달했다. 이 역시 액면분할 전 삼성전자의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7247억 원)보다 2.8배 많은 규모다.

개인 투자자들이 ‘저렴해진’ 삼성전자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이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폭증했다.

개인과 달리 기관과 외국인은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5906억 원과 539억 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약세 탓에 이날 코스피지수도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등과 맞물려 전 거래일보다 1.04% 하락한 2461.38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효과가 조만간 증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시황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거래대금 증가와 개인 투자자들의 저변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