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수확한 채소를 싱싱한 상태로 수출할 수 있는 포장신기술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4일 쉽게 시드는 엽채류와 저온장해 발생이 쉬운 과채류의 수출용 수확후관리 기술을 확립해 싱가포르까지 선박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출 품목은 싱가포르에서 수요가 많은 엽·과채류 7종으로 총 1.2톤이다. 엽채류 5종은 상추, 시금치, 깻잎, 얼갈이배추, 열무이며 과채류 2종은 풋고추와 애호박이다.

　이번 수출은 수확한 뒤 예비 냉장을 거쳐 수송할 엽·과채류 7종의 특성에 맞춰 컨테이너 온도를 3℃에 맞추고 환기구를 1/5만 개폐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포장 방법도 각 품목에 맞춰 달리했다. 이번 수출에 적용한 기술로는 풋고추의 경우 전녹색을 띠고 단단해지는 시기에 거둬 저온장해를 막는 식물휘발성 물질 처리를 해 내포장 필름으로 포장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실제 지난달 28일 수확해 지난 1일 싱가포르로 수출한 뒤 11일부터 4일 간 현지 유통을 했는데 수확 17일 후까지 모두 신선한 상태로 판매됐다. 기존 방식대로 포장한 상추는 20~30% 정도 물러졌으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상추는 물러짐이 없이 신선했고 다른 채소들도 신선도를 유지했다. 특히 깻잎은 기존 방식의 경우 60% 이상 변색되고 15%는 잎에 검은 반점이 생겼지만 새로운 방법으로는 신선도를 유지했다.

　농진청은 상품 가치를 유지한 채 엽채류와 과채류를 함께 선박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싱가포르와 같은 중장거리 국가에도 국산 채소의 선박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류비도 항공 수출의 1/6 수준이어서 한국산 채소류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맞춤형 포장 수출품. 농촌진흥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