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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톡Talk] 국민연금 인출의 심리학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4-23 19:03:36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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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열심히 낸 것 같은데 받을 때 너무 적은 것 같은 억울함이 들 때가 있다. 매월 조금씩 타는 연금보다 한꺼번에 목돈으로 받는 것이 더 유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기왕 받을 거 일찌감치 받아쓰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모두 시간 선호(time preference) 심리와 관계가 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사람은 저마다 마음속에 은행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은행의 적정이자율은 사람마다 다른데 빌려주었을 때 이득이 적정이자율보다 커야 돈을 내준다는 것이다. 당장 쓰고 싶은 유혹이 크면 클수록 적정이자율은 높아진다. 조급한 사람일수록 적정이자율을 높게 책정한다는 말이다.

국민연금 수급연령과 관련된 의문을 풀어보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현재 월급 300만 원을 받는 만 40세 여성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60세까지 20년간 보험료를 27만 원 낸다고 가정하자. 물론 절반은 회사가 내줄 것이다. 정상 수급연령인 65세부터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월 100만 원을 받는다. 65세 여성의 기대여명인 88세까지 산다면 총 2억 76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만약 사정이 어려워 5년 일찍 60세부터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해 받는다면 매달 받는 연금 액수가 70만 원으로 준다. 이 금액을 88세까지 받는다면 총 2억3520만 원이 된다. 여유가 있어 5년 연기했다가 70세부터 받으면 연금액이 월 136만 원으로 껑충 뛰어 88세까지 총 2억9376만 원을 받는다.

생각보다 오래 살아 기대여명보다 5년 장수해 93세까지 생존한다면? 생애 총 수령액을 따져보면 60세부터 일찌감치 받으면 2억7720만 원, 65세 제 나이에 받으면 3억3600만 원, 늦췄다 70세부터 받으면 3억7536만 원이 된다. 연기연금을 선택하면 정상연금보다 4000만 원, 조기연금보다 1억 원 가까이 더 받는다.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국민연금을 늦춰 받는 것이 당연한 듯 보인다. 하지만 놀랍게도 조기연금 수령자의 수가 연기연금보다 30배가 넘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생활비가 급해 버티지 못할 수도 있고 조기 사망으로 본전도 챙기지 못할 것 같은 마음에 일찍 받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쯤 우리 마음속의 은행이 먼저 쓰고자 하는 유혹에 져 미래의 큰 수익을 쉽게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실제로 절반 이상의 사람은 기대수명을 넘겨 살며 일찍 받은 연금을 투자해봤자 저 차이를 뛰어넘는 고수익을 거두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1990년까지만 해도 절반이 넘는 퇴직공무원들이 연금 대신 일시금으로 받아갔지만 대부분 후회했다. 사기는 조급한 마음을 파고든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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