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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 미래 이끈다 <16> 오션엔텍 송해화 대표

“지역 중소기업 수출 적극 지원… 든든한 파트너 될게요”

  • 국제신문
  • 김진룡 기자
  •  |  입력 : 2018-04-23 19:01:0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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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전문무역상사 창업
- 일본 등 해외 조선소 상대로
- 조선기자재 수출 업무 대행
- 지역 영세업체 판로 개척에
- 기술력 향상 견인 효과도

종합무역상사 제도가 2009년 폐지됐다. 이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의 새로운 수출진흥 모델로 전문무역상사 제도가 생겼다. 2014년 대외무역법 개정에 따라 법제화됐다. 정부는 수출 노하우가 풍부한 전문무역상사를 선정해 내수 기업이나 수출 초보 기업의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한국무역협회가 제도 운영 전반을 위탁받아 현재 전국의 240개사가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돼 있다. 부산에는 29개사가 있다.

   
오션엔텍 송해화 대표가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구 본사에서 전문무역상사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오션엔텍은 일본 조선소로부터 주문을 받아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에 직접 발주를 넣고 수출까지 대행하는 전문무역상사다. 김종진 기자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전문무역상사의 중소기업 제품 수출 대행 실적은 3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혜택을 본 중소·중견기업도 3000여 개사에 달했다.

부산에서도 작지만 강한 힘을 가지고 수출을 주도하는 전문무역상사가 있다. 2004년 설립된 부산 해운대구의 오션엔텍 이야기다. 지난 18일 해운대구 본사에서 오션엔텍 송해화(여·52) 대표를 만났다. 오션엔텍은 주로 일본 미쓰이 E&S 조선에 선박 엔진 부속 가공품을 수출하고 있다. 미쓰이 측으로부터 여러 부품을 주문받아 부산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에게 직접 발주를 넣고 수출까지 진행한다. 이외에도 스페인의 수리 조선소인 아스티칸(ASTICAN)와 아스탄더(ASTANDER)의 한국 에이전트로 국내 선사 선박의 긴급 수리 및 정기 검사를 위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일본 기업이 원하는 제품을 수출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또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와 함께 성장해 나가면서 뿌듯한 마음도 크다”며 “스페인 수리 조선소 일을 할 때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있다. 긴급상황이 발생했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의 파트너

   
오션엔텍이 지역 조선기자재업체에 직접 발주를 넣고 만든 선박 엔진 부품. 오션엔텍 제공
경남 김해가 고향인 송 대표는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3년 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가 갈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여성의 취업 차별이 심했다. 여자 직원이 결혼 청첩장을 돌리며 함께 사직서를 내는 풍경이 익숙하던 때다. 구직 시장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그는 결혼을 택했다.

그때 지역 무역회사 대표가 그의 일본어 능력을 알아채고 무역 파트의 일을 맡겼다. 6년 동안 현장에서 일본, 유럽 바이어 등을 상대한 그는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영국으로 1년 어학연수를 떠났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송 대표는 2004년 일본 조선소의 일감을 따오는 오션엔텍을 창업했다. 일본에서도 그를 신뢰했던 바이어들의 주문이 그때부터 시작됐다. 오션엔텍은 주로 일본의 조선소로부터 각종 조선기자재 주문을 받고 있다. 송 대표는 일본의 주문에 따라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제품을 발주했다. 그는 사업 초기 만난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들과 아직도 거래하고 있다.

경남 한 조선기자재 업체는 오션엔텍과 일을 시작했을 때 연간 매출액이 3000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10억 원으로 불어났다. 국내 조선업이 수주절벽에 부딪혔지만 해당 업체는 일본으로 수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비결은 오션엔텍과의 협업에 숨어있다. 처음에는 오션엔텍의 주문에 따라 아이템 1개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훨씬 더 많다. 일본 조선소의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하려다 보니 자연스레 기술력도 향상됐다.

송 대표는 “전문무역상사는 제품을 수출만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단순 무역업체가 아니다. 지역 업체와 함께 성장하는 중요한 파트너다. 일본 조선소의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해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하면 국내 조선 빅3에도 충분히 납품할 수 있는 실력이 된다. 이를 통해 또 다른 판매 창구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무역상사의 저력

지난해 일본의 조선 업계 관계자들은 오션엔텍의 저력을 실감했다. 한 일본 바이어가 납품기일이 보통 2, 3개월 걸리는 조선기자재 부품을 실수로 주문하지 않은 것이다. 일본 바이어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 수소문을 통해 오션엔텍을 찾은 일본 바이어는 송 대표에게 제품을 부탁했다. 이 소식을 들은 송 대표는 곧바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를 찾아 신속하게 부품을 제작했다. 72시간 만에 일본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이 뚝딱 만들어져 나왔다.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와 14년 동안 맞춰온 파트너십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또 다른 일본의 한 바이어가 급하게 오션엔텍을 찾았다. 동 파이프 등 4t 가량의 제품이 급하게 필요한데 구할 곳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적어도 2개월 정도는 걸리는 일이었지만 이번에도 오션엔텍은 21일 만에 제품을 만들어 일본으로 보냈다. 덕분에 위기를 넘긴 일본 바이어는 오션엔텍과 지역 업체에 감사 인사를 보냈다.

송 대표는 “지난해 2건 정도 이런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각 공정을 거친 제품을 들고 뛸 정도로 바빴다”며 “일을 다 마치고 일본 수출 길에 오르는 제품을 봤을 때 정말 뿌듯했다. 이렇게 쌓인 신뢰가 오션엔텍은 물론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송 대표는 일본 바이어들에게 더 많은 제품 비용을 요구하지 않았다. 막무가내로 돈을 더 달라고 하는 대신 일본 조선 업계와의 신뢰를 장기적으로 이어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런 일 뒤에는 고마움을 잊지 않은 일본 바이어들이 추가로 발주를 넣는다. 당장 눈앞에 이익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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