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경영인 부회장직 임명
- 재발 방지차 준법위원회 신설
- 관세청, 3남매 자택 압수수색
- 통관 누락 명품 등 증거확보
한진그룹 조양호(사진) 회장이 자녀들의 ‘갑질’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특히 조 회장은 조현민·현아 두 딸을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고,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먼저 “제 가족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과 대한항공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물벼락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시키겠다”고 못 박았다. 현재 조 전무는 대한항공 전무직뿐 아니라 진에어 마케팅본부장 및 전무, 진에어 부사장과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아울러 2014년 12월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켰다가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에 대해서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물러나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대한항공 임직원을 포함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에게도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속죄했다.
그는 대한항공 내에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해 유사 사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 12일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제기된 이후 정확히 10일 만에 이뤄졌다. 한진그룹 총수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에도 그간 침묵을 지켜 왔으나, 조 전무의 ‘갑질’ 논란이 오너 일가의 해외 명품 밀반입 의혹으로까지 확산되자 이번 사태를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21일 조 전무를 비롯해 현아·원태 등 한진그룹 3남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이들이 해외에서 사들인 명품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관세청이 확보 자료 중 상당수는 통관 내역에서 누락된 것으로 알려져 한진 측이 이에 대해 어떤 소명을 내놓을지가 향후 조사 향방을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한진그룹의 조직적 탈세 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세관 당국의 묵인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적 공분 확산에 따른 기업 가치 하락도 제도적 장치 마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진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최근 10일간 30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