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영화 후 1명도 임기 다 못 채워
포스코 권오준(사진) 회장이 임기 만료를 2년이나 앞두고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가 발표한 권 회장의 중도 하차 이유는 ‘건강 악화에 따른 휴식 필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외압설과 포스코의 자원개발 사업 관련 검찰 수사설 등 온갖 추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18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권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이사들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사들에게 “100년 기업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젊고 유능한 인재가 CEO(최고경영자)를 맡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8대 회장에 선임된 뒤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재계와 포스코 임직원은 권 회장 사임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권 회장이 포스코 경영을 비교적 원활히 수행한 데다 최근까지도 평창올림픽 지원 등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2014년 취임 직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새로운 도약’을 선언할 정도로 경영 활성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쳐 왔다. 지난해 포스코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62.5% 증가한 4조621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말 못 할 다른 사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된 포스코 총수의 중도 하차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연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된 이후 단 한 명의 회장도 연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실제로 권 회장은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과 같은 해 11월 인도네시아, 12월 중국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모두 제외돼 낙마설에 시달려 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사 중인 검찰이 자원외교 사업과 관련해 포스코건설 등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는 것도 권 회장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