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폭언 등의 논란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 전무의 모친이 되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씨와 관련된 폭로가 보도됐다.

17일 머니투데이는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수행기사 였다고 밝힌 A씨(47)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하루를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났다”며 2011년 악몽의 시간을 되돌아 봤다. 일을 그만둔 지 7년이 지났다는 A씨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2011년 초 인터넷에서 ’대기업 임원 수행기사‘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일을 시작했다는 A씨는 “임원면접을 볼 때까지만 해도 운전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출근한 지 하루 만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3개월 간 수행기사로 근무한 A씨는 종로구 구기동의 이 이사장 자택으로 출근했다. 당시 A씨는 집사로 일하던 B씨를 대하는 이 이사장의 언행을 보고 깜짝 놀랐다. A씨는 집사 B씨를 ‘항상 고개를 숙이고 뛰어다니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A씨는 “집사가 조금만 늦어도 바로 ‘죽을래 XXX야’, ‘XX놈아 빨리 안 뛰어 와’ 등 욕설이 날라왔기 때문에 집사는 항상 집에서 걷지 않고 뛰어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가정부로 필리핀 여자가 있었는데 아마 (우리말 표현을 정확히 다 알아듣는) 한국사람이었으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일을 시작한 지 2주일쯤 지난 어느날 대한항공 임직원 5~6명이 일렬로 서 욕설과 폭언을 듣는 장면을 목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두 아이의 아빠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지만 더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보고 겪으며 일할 수는 없었다”면서 3개월 만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후 더이상 수행기사 일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한진그룹측은 “회사와 직접 관계되지 않은 일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광고업계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공항동 본사에서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A 업체의 광고팀장 B 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이 이달 2일 A 업체의 익명 애플리케이션 게시판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결국 대한한공은 조 전무를 본사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