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25, 신한·우리은행 손 잡고
- 은행 영업시간대엔 수수료 면제
-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편의점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점포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늘려 오프라인 지점 축소에 나선 은행을 대신해 금융 소비자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9일 세븐일레븐 부산문현강진점에서 한 여성 고객이 ATM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세븐일레븐은 이달부터 전국의 4000여 대 ATM을 통해 KB국민은행 ATM과 같은 조건의 입·출금 및 이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세븐일레븐과 KB국민은행이 맺은 ‘편의점 속 생활금융’ 업무협약의 하나이다. 2009년부터 ATM을 도입한 세븐일레븐은 일본의 금융 환경이 변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향후 국내에서도 편의점이 기존 은행의 업무를 대신하는 생활금융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금융 서비스 문화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경우 2001년 세븐뱅크를 자체적으로 설립하고 전국에 2만3000여 대의 ATM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입·출금이 모두 가능한 ATM이 출금만 가능한 CD(현금지급기)보다 약 3배가량 가격이 비싸지만, 활용도 측면에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ATM 4000여 대와 CD 200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ATM의 대당 일 평균 이용 건수는 15.2건이지만 CD는 10.0건으로 ATM이 52% 더 높았다. ATM기의 입금 서비스 이용 비중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5년 ATM기의 입금 서비스 비중은 9.1%에 불과했지만, 올해(1~3월)는 20%를 넘어섰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7월 말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 편의점의 ATM을 통한 입·출금 및 이체 서비스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세븐일레븐은 BNK부산은행, 한국씨티은행, 유안타증권 등 12개 금융사와 수수료 면제 제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GS리테일도 신한·우리은행과 손잡고 지난해 말부터 GS25 편의점에 설치된 ATM·CD 등에서 두 은행과 같은 조건의 수수료 입출금, 이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고객이 은행 영업시간 내에 가까운 GS25 점포에서 ATM을 통해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수수료가 면제된다. 영업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은행의 ATM 수수료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카드로 GS25에서 입출금과 이체 서비스를 진행할 경우 수수료가 무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이 편의점업계와 손잡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금융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생활밀착형 융·복합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