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분양형 호텔을 둘러싸고 업체와 피분양자(투자자) 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부산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해운대구 일대에만 분양형 호텔 6곳이 운영되고 있다. 객실 규모는 2824실로 호텔을 분양받은 이는 2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산에 현재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인 분양형 호텔은 약 20곳이고 호텔을 분양받은 이도 약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형 호텔은 아파트처럼 피분양자들이 객실별로 소유권을 갖고, 호텔 위탁운영사가 수익을 배분하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 4, 5년 전부터 대표적인 고수익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렇지만 이 중 적지 않은 수가 호텔 완공 후 영업이 시작되면서부터 분쟁을 겪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해운대구 분양형 호텔 6곳 중 3곳이 분쟁 중이다. A 분양형 호텔의 피분양자 411명은 최근 임대인 협의회를 꾸려 단체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이 호텔 운영사를 횡령죄로 검찰에 고소하는 한편, 명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477실 규모의 이 호텔은 2015년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A 호텔은 ‘11%의 확정수익 지급 보장’ ‘글로벌 운영사 운영 지원’ ‘선납할인 및 7% 이자 지원’ 등의 광고 문구로 투자자들을 모았다. 피분양자들에게는 2년 동안 확정수익을 보장한다는 증서도 발행했다. 그렇지만 확정수익은 피분양자의 분양대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2년이 지나자 연간 수익액은 1% 정도에 그치고, 계약 당시 한 약정도 상당수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피분양자들의 주장이다. 피분양자는 호텔 운영사가 운영권을 타 법인에 넘기고는 수익을 챙겨가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B 분양형 호텔도 비슷한 분쟁을 빚고 있다. 이 호텔 피분양자 250여 명은 2016년 1억2000만∼3억 원 투자해 객실을 샀다. 호텔 측에서 객실을 운영하고 발생한 수익 중 연 5% 확정수익을 2년간 보장한다는 말을 믿고 투자했다. 호텔은 2015년 4월부터 영업에 들어갔으나 1년도 안 돼 확정수익금을 주지 않았다. 현재 이 호텔은 피분양자들 사이에 분쟁이 이어지면서 운영사가 2곳으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당수의 분양형 호텔이 수익 보증기간 중 10% 가까운 수익률을 내세우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영업이 부진하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피분양자에게 돌아온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부산 해운대 ‘분양형 호텔’ 피해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