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곳 적자 지속·24곳 적자 전환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은 국내 전체 상장사들의 수익 급증세(국제신문 4일 자 13면 보도)와 달리 부산 울산 경남지역 상장사 10곳 가운데 3곳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과 조선기자재 등 지역 주력산업의 침체로 ‘불황형 흑자 기조’가 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12월 결산 동남권 상장사 176곳(금융업 등 10곳 제외)의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8.4%인 50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26개사는 전년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고, 24개사는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동남권 상장사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1% 감소한 59조8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30.8%나 감소한 1조8707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조90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362억 원 증가해 흑자로 전환했는데 STX와 STX중공업이 출자전환에 따른 회계처리 과정에서 대규모 영업 외 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동남권 상장법인의 자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부채는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사 실적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지난해 전국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은 외형(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되며 당기순이익 합계는 120조 원에 육박했지만, 부산 울산 경남 상장사들은 매출액은 줄고 이익은 늘어난 ‘불황형 흑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각각 9.5%와 9.0% 증가했는데 동남권 상장사는 같은 기간 각각 5.9%와 1.3%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가 48.9%와 17.3% 증가할 때 동남권 상장사는 같은 기간 33.1%와 23.3% 을 기록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역별 실적을 살펴보면 부산지역(73곳) 상장사의 순이익은 26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823.9%(2575억 원) 증가했다. 울산(21곳)과 경남(82곳)지역 상장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80.2%와 829.1%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율 1위는 삼강엠앤티(2886.8%)가 차지했으며, 천일고속(984.5%), 현대미포조선(960.2%), 성창기업지주(420.0%), 경남스틸(40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