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3일(현지시간) 시행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 부과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국가는 내달 말로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1일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과 함께) 다른 나라와도 (철강 관세 면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호주와 아르헨티나, EU 등이 포함된다”며 “합의에 따라 일부 국가는 4월까지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며 현재 고려 중인 일부 국가들 외 다른 국가들은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연계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과 한국은 마지막 몇 가지 문제들을 어렵게 다루고 있다”며 “그들이 미국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개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가 양자 무역협정을 개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은 캐나다·멕시코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성공적인 NATFA 재협상 완료’를 조건으로 철강 관세 대상에서 일시적으로 면제해 줬다. 이에 따라 미국은 관세 면제 여부를 한미 FTA 개정협상과 엮어 우리 정부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미 FTA 재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한국이 (관세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관세 시행을 하루 앞두고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발언은 우리 통상 당국의 예상에서 벗어난 것이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이 관세 시행일인 23일 전에 면제 대상 국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미 양측이 지난 15~1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FTA 협상에서 실질적인 논의에 진전을 거두면서 한국이 면제될수 있다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한국을 꼬집으며 철강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측은 한미 FTA 협상과 별개로 한국이 미국의 철강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통상 라인이 막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