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되자 면접관의 ‘성희롱’ 발언과 갑질 언행 등을 폭로하는 글이 인터넷 상에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소프트는 2015년 1월부터 2018년 3월 12일까지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 언급된 ‘면접’ 관련 단어 32만2287건을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면접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언급량은 지난 2월 320건에 불과했으나 3월 들어서는 1일부터 12일 동안에만 1만7983건으로 폭증했다. ‘면접 갑질’ 언급량도 2015년 8090건에서 2016년 6666건, 2017년 4435건으로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12일까지의 언급량은 1만158건에 달했다.

면접관의 성희롱 발언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면접 미투’ 언급량의 급증세는 취업 시장의 뿌리 깊은 ‘갑과 을’ 문화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분석된다. 취업 준비생에게 면접관은 ‘슈퍼 갑’이고, 면접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더라도 당락에 영향을 줄까봐 현장에서 항의하기 힘든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다음소프트는 “면접장에서 갑질이나 성희롱을 겪었는데도 말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며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폐쇄적인 면접장 환경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채용 비리 사건이 최근 잇따라 터지면서 취업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도 대부분 부정적이다. 빅데이터상 ‘취업’과 관련한 감성어를 보면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한 게시글은 81%에 달했다. 반면 긍정적 반응을 담은 게시글은 19%에 불과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