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금 1조3000억 원으로 늘어
- 업계 ‘신용카드 시장 도전’ 관측
- 기존 은행·카드사 긴장감 역력
- 케이뱅크도 이르면 이달말 증자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다음 달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지난해 7월 자본금 3000억 원으로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에도 5000억 원을 증자한 바 있다. 증자에 성공하면 자본금은 1조300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금융권은 카카오뱅크의 추가 증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7%다.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보통주 2000억 원, 우선주 3000억 원으로 구성된다. 카카오뱅크는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기존 주주에게 현재 지분율에 따라 배정했으며, 주금 납부 예정일은 다음 달 25일로 정했다. 유상증자에 우선주가 섞인 것은 증자에 참여하지 못한 주주가 있으면 생길 실권주를 카카오가 인수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는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의 주도로 만들어진 은행이다.
하지만 은행법상 은산분리의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인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으며, 이 중 의결권은 4%까지만 허용된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10%만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최대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58%)다. 만약 유상증자를 보통주로만 전액 했다가 실권주가 나오면 카카오는 이를 인수할 수 없어 사실상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해야 한다. 이 경우 카카오뱅크에 대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율이 지금보다 더 올라가게 된다.
반면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은산분리에 적용받지 않아 실권주가 나오면 카카오가 얼마든지 인수할 수 있다. 또 향후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거나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할 경우에는 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에서 보통주는 기존 주주들이 증자를 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했으며 나머지 필요한 자금은 우선주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빠른 자산 증가와 신규 상품 및 서비스 출시 등을 위한 자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증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 추진을 놓고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 시장진출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과 카드사들은 카카오뱅크의 행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카드 시장까지 진출할 경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점입가경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기준으로 여신 5조5100억 원, 수신 6조4700억 원이다. 총고객 수는 546만 명에 달한다.
한편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이르면 이달 말 유상증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정하려 했지만,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