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로오명 벗고 일·가정 양립 기대
- 중소제조업 직격탄 … 지원책 호소
- 근로자 558만 명 적용 제외 논란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통과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 관련 핵심 공약인 ‘주 52시간 근로’가 당장 오는 7월부터 가능해진다. 장시간 노동에 지친 근로자가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할 경우 노동 효율성 제고와 삶의 질 개선 등 경제·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업들은 중소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인력 추가 고용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최장 ‘주 68시간’인 법정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려는 것은 해외 주요 국가보다 월등히 많은 한국 근로자의 노동량과 무관치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임금 근로자의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124시간(2014년 기준)으로 OECD 평균(1770시간)보다 354시간이나 길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이 실제 시행에 들어갈 경우 노동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근로시간이 주 40시간까지 줄어들면 노동 생산성은 1.5%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워라밸’(일과 가정의 양립) 확립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기업들의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이 단축된 상황에서 생산 수준을 유지하려면 인력을 추가로 고용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자금 사정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주 52시간’ 제도가 시행된 뒤 기업이 종전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12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중소기업은 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클 전망이다. 12조3000억 원 중 300인 미만 사업체의 비용 부담액은 70%인 8조6000억 원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가 “인력공급 대책 등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한 것도 이 같은 피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날 환노위가 휴일근무수당의 지급 기준을 현행 통상임금의 150%로 유지한 것도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국노총은 “법원의 판례(200% 지급)와 배치된다”며 자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5인 미만 영세 사업장 근로자들이 ‘주 52시간 근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논란거리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소속 근로자 수는 올해 기준 558만 명이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