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企 직원에 체계적 실무교육
- 업무 만족도 향상·인재양성 가능
- 부산서만 작년 959개 업체 참여

부산지역 중소기업들이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경쟁력을 기르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2014년부터 진행된 정부 정책으로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기업이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채용해 기업 현장, 교육기관에서 1년 이상의 장기간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제도다.

부산 강서구의 인발·압연 전문업체인 부곡스텐레스. 2012년까지만 해도 70%를 넘던 이직률로 구인난에 시달렸지만, 올해 이직률은 제로에 가깝다. 3년 전 일학습병행제를 시작해 효과를 보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를 하기 전 대부분 직원이 몇 개월 잠시 일하다가 그만두는 상황이 반복됐다. 직원 수 20여 명의 작은 업체다 보니 내부적으로 체계적인 직원 교육도 이뤄지지 않아 힘든 점이 많았다.

우선 부사장, 이사 등이 현장교사 역할을 맡고 4명의 직원을 신규채용해 현장에서 꼭 필요한 철 가공 기술 등에 대해 직접 가르쳤다. 이론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해당 제도를 운용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본부 및 지역 교육기관 등의 도움을 받았다. 일학습병행제를 하면서 직원들이 경력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품 불량률도 낮아졌다. 2015년 상반기 9건이던 제품 불량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거의 사라졌다.

부곡스텐레스 홍성규 이사는 “대기업처럼 체계적인 교육을 할 수 없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현장과 이론 교육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어 좋았다. 또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교육을 진행해 직원들이 자격을 인증받다 보니 이직해도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지역 업체 수의 증가율은 전국보다 높았다. 22일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본부에 따르면 2015년 전국에서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한 학습 기업은 5764개사였고 지난해 1만950개사로 1.8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에서는 378개사에서 959개사로 2.53배 늘어나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관세법인 샤인도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해 무역사무원 등 인재양성 문제를 해결했다. 2016년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한 샤인은 신규 직원 4명을 채용해 관세사의 전반적인 실무 위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제대로 된 무역사무원을 양성하기 위해 5년 정도 소요되던 시간이 1년으로 단축됐다. 제조회사처럼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아니라도 일학습병행제가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윤석호 부산본부장은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등 지역 산업이 어려운 상황인데 새로운 지역 성장 원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일학습병행제가 큰 도움이 된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독일식 히든챔피언 육성은 물론 국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