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죄로 구속된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롯데는 한일 ‘원톱’ 체제가 창립 51년 만에 깨지며 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1일 도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대표이사의 사임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지 8일 만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이 13일 이전에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나 ‘구속될 경우 대표이사직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사회가 오늘 신중한 검토를 거쳐 신 회장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및 부회장직은 유지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다. 지금까지 신 회장은 1.4%에 불과한 지분율에도 그룹의 ‘원톱’이라는 상징성과 탄탄한 인맥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 결정으로 신 회장의 그룹 장악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신 회장이 추진 의지를 강하게 내비쳐 온 ‘한일 롯데 통합경영’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실제로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호텔롯데의 지분을 99%나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통합경영은 고사하고 한국 롯데를 향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 간섭’이 심화되거나 ‘일본 기업’ 이미지를 벗으려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지주도 이날 입장문에서 “한일 롯데의 협력 관계는 약화되는 게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