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기업 비중 87~99% 허상”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하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사업에 참여 중인 일부 지역 하도급 업체는 서울에 기반을 둔 채 주소만 부산으로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의 공사 참여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명목상 지역 하도급 업체 비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19일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에 따르면 에코델타시티 사업 발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4년 이후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전문건설업체는 총 3곳이다. 이들 업체는 현재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발주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15년부터 발주를 시작한 에코델타시티 사업에 한국수자원공사는 1단계 1~3공구와 2단계 1·3공구 사업을 맡고 있다. 1단계 1공구 사업에 참여한 지역 하도급 업체 비중은 87%, 2단계 사업 참여 비중은 98%다.

부산도시공사가 2015~2016년 발주한 1단계 4공구 사업에는 98%, 2단계 2공구 사업에는 99%의 지역 하도급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이는 허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1단계 3공구 사업은 지역 하도급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지만, 지역 업체 참가를 늘려달라는 여론이 높아지자 수도권 소재 하도급 업체 본사를 부산으로 급히 이전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사업 초반 20~30%에 머물렀던 에코델타시티 사업에 참여한 지역 하도급 업체의 비중이 87% 이상으로 올라간 것은 결국 서울 등 수도권 소재 기업이 부산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부산시와 지역 건설업계의 요구를 수렴해 지역 하도급 참여 비중을 50% 이상으로 권장하고 있으나, 지역경제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상 지역 업체 참여 비중을 강제할 수 없어 자체 권장 사항으로 50% 이상의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정했다”며 “초반 지역 하도급 비중이 저조한 것은 낮은 공정률 때문으로, 공정률이 올라가며 지역 업체의 하도급 비중이 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