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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부산 스타트업 <11> 플랑

신문·우유처럼 꽃도 정기배달… 화훼농가 직거래로 더 싱싱하게

  • 김진룡 기자
  •  |   입력 : 2018-02-13 19:26:07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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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잡한 화훼 유통단계 대폭 축소
- 농가·소매상 직거래 플랫폼 구축
- 소비·판매자 윈윈…올 하반기 출시

- 다양하고 신선한 꽃 확보위해
- 지역 화훼농가 350곳과 망 형성
- 꽃 수명 늘리는 습식배송 시도도

꽃 구매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주로 특별한 날 선물로 쓰이던 꽃을 잡지처럼 정기 구독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꽃을 정기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꽃 시장에서 화훼 유통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나선 부산지역 스타트업이 있다. 꽃 정기 배달 서비스를 하는 ‘플랑’은 올해 하반기 내 화훼 직거래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지난 9일 부산 금정구 한 사무실에서 플랑 김성수(30)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영향에 따라 화훼시장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젊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꽃을 더 많이 접하고 있어 꽃 시장의 가능성을 더 크게 내다봤다.

그는 “해외 시장까지 넓혀봤을 때 화훼시장은 절대 작지 않다. 2015년 기준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전 세계 음반 시장은 34조 원이었지만 화훼시장은 46조 원으로 집계됐다. 꽃 시장에서 유통 단계를 개선해 농가와 소비자에게 모두 만족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랑 김성수 대표와 직원들이 지난 9일 부산 금정구 한 사무실에서 일일 꽃꽂이 수업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플랑은 꽃 정기 배달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으로 올해 내 화훼 직거래 플랫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서순용 선임기자
■수상한 화훼 유통 과정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부산 북구에서 플랑을 창업했다. 그가 앞으로 화훼 유통에 뛰어들려는 것은 지역에서도 좋은 꽃을 구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구할 수 있는 좋은 꽃의 양을 100이라고 하면 부산, 광주 등 지역에서는 20, 30 정도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꽃의 수요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수도권으로 꽃이 몰리고 있다. 대부분 화훼 농가들이 꽃의 제값을 받기 위해 지역 공판장보다 서울 공판장을 선호하는 상황이다. 현재 화훼 공판장은 서울, 부산, 광주 등 3곳이다. 해당 지역에는 화훼 도매시장도 함께 있다. 공판장에서 꽃을 받는 인천, 충주, 대전, 대구 등에도 화훼 도매시장이 있다.

이렇다 보니 부산 지역에서 재배된 꽃이 서울 공판장으로 갔다가 부산 도매시장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흔하다. 김 대표도 창업 전 플로리스트인 친구를 따라 화훼 도매시장에 갔다가 이런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 여러 유통 경로를 거친 꽃들은 아무래도 싱싱하지 않았다. 최소 30시간 이상 걸쳐 다시 부산으로 왔다. 소매업자들이 꽃을 팔기 위해 보관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부산 도매시장에서 살 수 있는 꽃의 종류도 수도권보다 다양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화훼 직거래 플랫폼을 계획하고 있다. 농가와 소비자를 곧바로 이어주는 시스템이 그동안 없었다. 농가들도 직거래하고 싶어도 꽃의 특성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꽃은 여러 품종이 조금씩 한 개의 꽃다발에 모여야 상품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부산 도매시장에 가보면 내가 사고 싶은 꽃을 고르는 게 아니라 시중에 나온 한정된 꽃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지역에 있는 소매업자나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서울로 발품을 팔아야 좋은 꽃을 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꽃 정기 배달 서비스를 하는 지역 업체보다 수도권 업체가 훨씬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유통 단계 줄인 화훼 직거래 플랫폼

이 회사 김성수 대표.
플랑이 내놓을 직거래 플랫폼은 기존의 화훼 유통 단계와 전혀 다르다. 현재 ‘농가→조합→공판장→도매→소매’ 순으로 유통 구조가 이뤄진다. 이를 3단계로 줄이려고 한다. ‘농가→플랑→소매’로 이어지는 직거래 과정이 만들어지면 기존 단계와 비교했을 때 유통 비용을 최대 4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유통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화훼 농가와 소매상에게도 이익이다. 영세한 농가에 더 높은 꽃 가격을 책정해 줄 수 있다. 또 소매상들도 줄어든 유통 과정만큼 신선한 꽃을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건식 배송 대신 습식 배송도 시도할 계획이다. 건식 배송은 꽃의 밑단을 자른 뒤 신문지로 싸서 유통하는 방식이다. 많은 수량의 꽃을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4~6일 정도로 수명이 짧다. 습식 배송은 이와 달리 절삭한 꽃의 밑단에 물을 채운 플라스틱 틀에 넣어 유통하는 방식이다. 많은 수량의 꽃을 보낼 수는 없지만 7~10일로 꽃의 수명을 더 늘릴 수 있다.

플랑은 유통 마진을 줄인 비용으로 습식 배송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직거래와 함께 습식 배송이 이뤄지면 부산 등 지역에서도 여러 품종의 꽃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꽃다발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미 부산 경남 지역 화훼 농가 350여 곳과 직거래 망을 형성해 놨다. 김 대표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꽃을 사람들이 많이 접할 수 있게 유통 구조를 바꾸고 싶다. 꽃을 보면 모든 사람의 표정이 밝아진다. 꽃 사업을 통해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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