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20% 인원감축 계획
- “정부 금융지원 필요” 39%

위기의 부산지역 자동차부품 업계가 올해 경기 전망을 암울하게 내다봤다. 최근 한국GM 1차 협력업체 이원솔루텍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K사가 부도를 맞는 등 자동차부품 업계 사정이 좋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는 지난 2~7일 지역 내 자동차부품 업종의 중소기업 현황과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2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부품업종 위기 관련 긴급 현황조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팩스, 이메일, 전화를 통한 설문조사의 응답률은 21.2%를 기록했다.

조사에 응답한 대부분 업체가 전년 대비 매출액의 변화가 없거나 감소할 것이라고 해 향후 자동차부품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곳은 30.2%에 달했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 응답한 곳은 69.8%였다. 매출액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고용인원 감축 계획을 세운 곳은 20.8%나 됐다. 현재 인원을 유지하겠다는 곳은 64.2%로 집계됐다.

업계 경영 여건을 어렵게 하는 요인 1위는 34%를 기록한 국내 완성차 시장 부진에 따른 매출액 감소였다. 현대·기아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계 부진이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에 고스란히 전해진 것으로 풀이됐다. 또 금융기관 대출 요건 강화, 중국 사드 보복 등 대외 여건 악화, 대기업 노조 파업이 각각 17%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 특례보증 및 운영자금 대출 등 금융지원과 하도급 보호 관련 정책 강화가 각각 39.6%를 기록했다. 이어 노사 간 대타협 추진이 11.3%, 자동차 관련 신기술 개발 지원이 9.5%였다.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 지적된 금융 지원 분야에서는 구체적으로 긴급경영 안정자금을 통한 추가 대출 지원과 지방세 등 세금납부 유예 및 세무조사 연기가 각각 30.2%로 가장 많았다. 또 20.8%는 기존 대출 자금 상환 기간 연장, 18.8%는 자동차부품 업종 특례보증 지원을 꼽았다. 정부 부처와 금융기관 등이 힘을 합쳐 다각적인 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 김기수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동차부품 업계 위기 상황에 따라 관련 중소기업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관계 부처와 지자체에서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조속히 필요한 대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