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적자금 투입 따른 공공성 점검
- 부산은 저축은행 등 1741곳
- 비리 적발 땐 수사기관에 의뢰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이어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한 채용실태 점검에 나서면서 2금융권은 불똥이 튈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설 연휴 이후 보험과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현장점검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부산지역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은 1741곳(2016년 말 기준, 지점 포함)이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도 법률로 규제를 받고 있고 공적자금 투입 전례 등에 비춰 볼 때 높은 공공성이 요구된다고 검사 배경을 설명했다. 2금융권 대부분은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이 적용되기 때문에 채용절차를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2금융권이 민간회사 성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채용실태 점검 대상과 범위를 은행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지역 2금융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검사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부산은행도 채용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채용문화 개선과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금융회사 채용 비리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금융사 채용비리 신고대상은 서류심사·면접결과 조작, 채용 관련 청탁·부당지시,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 등이 포함된다.

금감원은 구체적인 채용비리 증거 제출 등 신뢰할만한 제보에 대해서는 직접 현장점검을 하고 채용비리 정황이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 등 조처를 할 계획이다. 또 채용절차 운영상의 미흡 사례가 발견되면 금융사의 제도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전 국회의원의 딸과 전 부산은행 임원의 외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산은행을 압수수색(국제신문 지난 9일 자 12면 보도)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이번 수사는 금감원이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국내 11개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한 결과 채용비리 정황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금감원은 부산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에서 채용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