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50 대 1의 주식 액면분할 결정을 전격 발표하자 그 배경과 이후 반향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시장의 요구가 있다. 그간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에 대하 액면분할 요구가 높았던 만큼 주주가치 제고의 의미가 있다는 거다.

삼성전자의 주식 액면분할 소식이 전해진 31일 이 업체의 주가는 249만5000원이다. 이를 50 대 1의 비율로 액면분할 하면 주가는 50분의 1인 5만원으로 떨어지면서 주식 1주가 50주로 늘어난다.

주가는 낮아지지만, 주식 수는 크게 불어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너무 고액이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은 여기에 투자하기 힘들었다”며 “일반 투자자에게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투자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삼성전자주식은 가격이 비싸다보니 외국인 투자자 중심의 수요가 밀집돼있었다. 이번 조치로 일반 투자자의 접근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 시점에 삼성전자가 주식을 액면분할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쏟아지는 질문이 많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주가가 250만원대를 넘어서며 너무 무거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2011년 1월 10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6년 만인 지난해 3월 200만 원을 넘어섰다. 이후 상승을 거듭해 250만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삼성전자 측은 올해 배당 시기에 맞춰 액면분할을 하면 많은 일반 투자자가 배당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조8000억원을 배당에 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3년간 배당 규모를 매년 9조6000억원 수준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이 액면 분할될 경우 시가총액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 구매자 수가 늘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한 31일 거래량이 급증해 개별 종목 하루 거래대금 역대 최대치 기록을 경신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 주식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한때 전날보다 8.71% 오른 270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장마감 후 삼성전자 거래대금은 3조3261억9900만 원이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하루 거래대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액면분할을 거치면 발행된 주식 수는 현재의 50배로 늘어난다.

다만 투자 접근성이 확대된 만큼 주주가 크게 늘면서 다양한 주주들의 경영 참견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런 이유 때문에 액면분할을 주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돌았다.

또 액면분할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상헌 연구원은 “액면분할을 해도 삼성전자의 자본구조는 변화가 없다”며 “주주 제안을 하려 해도 일정한 지분율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주주 수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경영 간섭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액면분할은 빠르면 오는 5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3월 23일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