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 형태 ‘스피리츠’ 3월 출시
- 입바람 이용한 종스크롤 게임
- 폐 기능 강화 1차 임상 실험
- 호흡 기압·환기량 등 측정돼
- 환자 폐 상태 확인·치료 가능
- 보험 적용 후 병원 납품 추진
게임의 즐거움이나 재미를 넘어 공익적인 목적에 활용하는 게임을 ‘기능성 게임’이라고 한다. 기능성 게임은 교육 스포츠 의료 국방 공공 등 여러 분야에서 게임의 오락적 요소와 접목돼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아이나 청소년만 즐기는 것이라 인식되던 게임이란 소재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확대돼 교육과 정보제공, 훈련 등에 쓰이면서 더욱 높은 효과를 끌어낼 수 있게 됐다. 산업적으로도 높은 완성도의 기능성 게임 제작 기술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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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스트 김경태 대표와 직원들이 지난 26일 경북 구미 소재 본사에서 모여 함께 회의하고 있다. 김성효 부장 |
지난 26일 부산 한 커피숍에서 국내에서는 드물게 의료용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소니스트(Sonist)’ 김경태(24) 대표를 만났다. 부산이 고향인 김 대표는 2012년 경북 소재 대학으로 진학해 1학년 때부터 사업준비를 시작했다. 2014년 경북 구미에서 법인을 설립했고 다음 달 부산 동구로 본사를 이전한다.
김 대표와 직원들은 오는 3월 폐 재활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용 기능성 게임 ‘스피리츠’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의료용 기능성 게임인 스피리츠로 환자의 폐 기능 향상은 물론 병원의 수입 증대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죽음의 고비가 게임 개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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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회사 김경태 대표. 소니스트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의료용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
휴대전화에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작된 스피리츠는 게임 속 캐릭터가 상하로 이동하며 세로 방향으로 진행하는 ‘종스크롤 게임’이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비행기 게임 형태다. 기존의 게임과 다른 점은 흔히 볼 수 있는 스크린 터치 방식이 아니란 것이다. 폐 재활치료를 위해 이용자가 바람을 불면 게임이 진행된다. 바람이 휴대전화 마이크 부분에 닿게 되면 마이크가 이를 인식해 게임 속의 캐릭터를 움직인다. 김 대표는 “이용자가 바람을 불면 캐릭터가 오른쪽으로 간다. 바람을 불지 않으면 왼쪽으로 간다. 게임 자체는 단순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스피리츠를 제작하게 된 것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의 한 병원에서 위내시경 시술을 받던 그는 갑자기 호흡 곤란 증세를 겪었다. 죽음에 이를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의식을 차린 그는 병원에 입원해 일주일 정도 폐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치료를 받았다. 그곳에서 만난 폐 기능 강화 게임은 아주 단순했다. 바람을 불어 구슬을 끌어 올리는 것으로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하드웨어를 쓰지 않고도 게임 등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재미있게 재활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
이런 경험 속에서 탄생한 스피리츠는 환자는 물론 의사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환자가 폐재활 치료를 위해 스피리츠를 사용하면 담당 병원 주치의는 스피리츠와 연동된 태블릿PC를 통해 폐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태블릿PC에 환자의 폐 활동 능력을 보여주는 폐 기능, 바람을 뱉는 압력인 호흡 기압, 폐에 공기가 들어오고 가는 환기량 등이 측정돼 기록된다. 의사는 이를 통해 환자의 폐 상태 확인부터 치료까지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는 스피리츠에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했다. 앞으로 본격적인 상품화를 위해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해 오는 3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게임도 의료용 기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호흡기질환을 앓는 환자는 2015년 기준 460만9293명이다. 김 대표는 호흡기질환 환자와 더불어 폐암 수술 후 회복하는 환자, 다른 수술로 호흡기가 안 좋아진 환자 등 더 많은 분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이야기했다. 또 스피리츠가 적용되는 보험수가 종목이 늘어날수록 병원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우선 스피리츠가 폐 재활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 국립재활원에서 척추손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스피리츠를 임상시험 했다. 그 결과 폐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스피리츠가 더 많은 환자에게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음 달 경북대병원에서 2차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소니스트는 스피리츠 등 실제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의료용 기능성 게임을 지속해서 개발해 전국 병원에 납품하는 것을 수익 모델로 계획 중이다. 병원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스피리츠에 보험수가가 적용돼야 한다.
김 대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과 계속 논의 중이다. 김 대표는 “우선 게임을 의료기기 시장으로 진입시킨 뒤 의료기술로서 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지루하고 반복된 치료가 아닌 재미있고 즐거운 치료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