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침몰이 향후 국내 수산물 수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몰 해역이 주요 어장인 만큼 소비자의 수산물 소비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5일 동중국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산치호(SANCHI) 침몰사고와 관련해 국내 연안 오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고 21일 밝혔다. 산치호는 파나마 국적 8만5462ｔ급 유조선으로 이란에서 콘덴세이트(휘발성 액체탄화수소) 15만3200㎘, 벙커C유 1800ｔ 등을 싣고 대산항으로 향하던 중 지난 6일 화물선과 충돌했다. 이후 화재가 난 채 표류하다 지난 15일 서귀포 정남방향 295해리(546km) 지점에서 침몰했다.

해경 함정의 현장보고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침몰지점 동쪽방향 약 5㎞ 지점에 반경 5km 크기의 연료유(벙커C유)로 추정되는 무지갯빛 엷은 유막이 관측되고 있다. 현재 침몰해역에서의 수색과 오염방제 작업은 중국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5000ｔ급 해경 경비함정 1척을 침몰지점 주변에 급파해 스크루로 유막 방산작업을 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콘덴세이트는 강한 휘발성 물질로 응축된 상태에서 외부로 유출될 경우 대부분 증발해 해수 오염 유발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침몰 현장에서 조업하는 우리 선박들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침몰 위치로부터 200km 이상 떨어진 남중국해에서 조업 중인 우리 선박들이 어획한 수산물에 대해서는 수산물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위판 전에 정밀 안전성 검사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름유출상황 및 이동방향 등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국내 연안의 해수채취 분석도 병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은 벌써부터 수산물 소비를 걱정하고 있다. 침몰 해역이 우리나라로 회유하는 갈치, 고등어, 오징어 등의 주요 경로이자 산란·월동장이고 중국 어선은 매년 30만ｔ 이상 어획하는 주요 어장이기 때문이다. 또 중국 해역에서 잡은 수산물에 대한 안전 점검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