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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금융센터

눈치보는 은행권 가상화폐 계좌 정리…투자자 ‘2차 패닉’

신한 “15일부터 신규입금 금지”, 실명확인계좌 도입 폐지·연기

  • 국제신문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18-01-12 20:51:0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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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KEB 등 시중銀 동참 수순

- 전 금융사 가상계좌 중단 조처땐
- 거래 위축 넘어 음성화 ‘후폭풍’

- 靑 국민청원 2만3000명 참여
- 정부 규제 엇박자에 불만 폭주

시중 은행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용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 방침을 철회했다. 이는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가상계좌의 사실상 폐지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가상화폐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화폐와 관련된 정부 대책이 부처 간 엇박자를 내면서 시장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중 은행들이 실명확인 가상계좌 서비스에 나서지 않겠다는 견해를 내놓으면서 거래소 등 업계가 혼란에 빠진 12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시민이 시세 전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정부가 특별대책을 통해 발표한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특별대책을 통해 가상화폐 취급업자에 대한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는 거래자의 실명계좌와 가상화폐 취급업자의 동일은행 계좌만 입출금을 허용하는 가상계좌 서비스로 거래자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실명확인에 입각한 가상계좌마저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실명확인이 되든 안 되든 가상화폐 거래용 가상계좌는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신한은행은 빗썸, 코빗, 이야랩스 등 3개 거래소에 지난 10일 공문을 보내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정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특히 오는 15일을 기해 기존 가상계좌로 입금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기존 가상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출금은 허용한다. 출금은 허용하되 입금을 중단하면 기존 가상계좌 거래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도입을 위한 시스템은 이미 개발됐지만, 가상화폐 거래가 이처럼 사회문제화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이 같은 결정에 다른 시중 은행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우리도 실명확인 입출금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며 “기존 계좌도 점진적으로 닫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시장 상황이 워낙 혼란스러워서 기한 내 도입 여부는 추후 상황을 보면서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사들이 모두 가상계좌 중단 조처를 할 경우 가상통화 거래는 단순히 위축되는 수준을 넘어 오프라인 형태로 음성화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은행권과 가상계좌 서비스의 제공 여부와 실명확인 서비스 등을 논의했다. 가상화폐 거래에 사용돼 온 기존 가상계좌들을 폐쇄하는 ‘극약 처방’이 가능할지도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가상화폐의 투기 과열 현상에 대해 정부 대응이 필요하고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부처 생각이 같다”며 “어제 법무부 장관이 말한 거래소 폐쇄 문제는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하는 법무부의 안으로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규제를 놓고 정부 부처가 엇박자를 내면서 가상화폐거래소는 혼란에 빠졌고 투자자 역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 창립멤버 출신의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는 이날 법무부가 최근 거래소 폐쇄까지 언급하는 등 정부가 고강도 가상화폐 규제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17년 전 정보통신부 차관이 주요 포털 대표를 불러 이메일 보급에 따른 청소년 악영향 방지 대책 논의를 위한 회의를 열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항상 새로운 기술에 의한 서비스가 나오고 부작용이 생기면 한국은 일단 중국식으로 생각하고 통제·조치하려는, 그리고 그렇게 하라는 움직임이 먼저 생깁니다. 유구한 관료제, 통제사회 역사의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암호화폐 투자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든 핵심 지지층인 국민들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2만3000명이 참여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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