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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거래소 전경. 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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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을 밝힌 이후 가상화폐에 세금을 물리려던 기획재정부 안팎에서는 혼란이 가중하는 모양새다. 부처 간 합의 없이 법무부 단독으로 법안 마련 계획을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거래소 폐쇄 방침을 내비쳐 시장에 겁을 주고, 기재부가 그 보다 낮은 수위의 세제안을 적용해 시장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11일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 간담회를 마친 후 “법무부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하는데 입장이 공유된 것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세종으로 내려가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고 한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며 “거래소 폐쇄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형법상 ‘도박개장죄’를 적용, 정부 차원의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관계 부터 협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박 장관은 “폐쇄법안 마련에 이견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법무부, 기재부, 금융위, 국무조정실, 한국은행 등이 결성한 ‘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TF(태스크포스)’에서 활동 중인 기재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는 그동안 법무부가 TF에서 밝혔던 법무부 의견”이라며 “합의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 내 상당수 간부들도 보도를 접하고 나서야 폐쇄 관련 소식을 알았다는 반응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폐쇄를 할 경우 과세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할지 확인해 봐야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관계자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분야는 온라인 게임처럼 한국이 장점을 가진 분야로 과감히 규제 완화를 하고 정부가 직접 나서서 산업을 키워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앞서 지난달 기재부는 ‘2018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가상화폐 과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영록 세제실장은 지난 4일 법인세, 양도소득세 과세 방안에 대해 검토 중임을 밝혔다. 거래를 인정해 주되 소득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경제정책 기조를 밝힌 셈이다. 하지만 불과 1주일 만에 법무부가 거래소 폐쇄 방침을 발표하자 과거 불거졌던 ‘김동연 패싱’이 또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기재부가 시치미를 떼는 것”이라며 “시장 내 알 만한 투자자들은 차후 강한 규제 안을 적용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무부가 시장에 강하게 엄포를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해외 거래까지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국내 거래소 폐쇄의 실효성을 차분하게 따져보고 과세 등 다른 제한 방안은 없는지 등을 각 부처간 논의를 통해 촘촘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많은 이들의 자산이 걸려있는 문제를 어느 부처의 독단으로 밀고 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승륜 기자